'추락하는 아베 총리에게는 날개가 없다.'
참의원 선거(29일)를 3주 앞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요즘 처지가 참담하다. 미국의 원폭 투하를 당연시하는 발언으로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방위상이 지난 3일 사임한 데 이어, 이번에는 아카기 노리히코(赤城德彦·48) 농수산상의 정치자금 스캔들이 터져, 야당의 사임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아카기 장관은 비슷한 정치자금 문제로 야당측의 사임 요구 끝에 자살한 마쓰오카 도시카쓰(松岡利勝) 전 농수산상의 뒤를 이어 지난달 1일 취임한 인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아카기 장관은 자신의 정치 후원단체가 본가와 처가에 사무실을 둔 것처럼 꾸며 지난 10년간 9000만엔을 지출한 것으로 보고했다.
작년 9월 출범한 아베 내각에선 지금까지 4명의 각료급 인사가 중도하차했다. 작년 말에는 사다 겐이치로 전 행정개혁상이 정치자금 허위보고 문제로, 각료급인 혼마마사아키(本間正明) 정부세제문제 조사회장이 애인과 함께 공무원 관사에 부정 입주한 문제로 사임했다. 지난 5월에는 마쓰오카 도시카쓰(松岡利勝) 전 농수상이 정치자금 의혹으로 자살했고, 이어 규마 방위상의 '원폭 투하 정당화' 발언이 나왔다.
그러나 무엇보다 5000만명에 이르는 국민연금 관리기록이 사라진 사실이 폭로되면서, 전통적인 자민당 지지층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아사히(朝日) 신문과 도쿄대학이 공동조사해 8일 보도한 유권자 조사에 따르면, 2005년 총선에서 자민당을 지지한 유권자 4명 중 1명은 오는 29일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30% 안팎으로 추락했다.
자민당 내에서도, 참의원 선거 ‘패배’ 이후의 ‘아베 퇴진론’이 벌써부터 거론된다. 한 정치평론가는 “매파니까 통솔력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명문 정치 가문의) ‘도련님’에 불과했다”고 평가한다.
아베 총리도 급해졌다. 지난 6일에는 민영TV의 ‘와이드쇼’(오락성 짙은 뉴스프로그램)에 이어, 8일 일요일 아침 뉴스 토론프로그램에도 직접 출연했다. 지지율 만회를 위한 안간힘이다. 현직 총리가 ‘와이드 쇼’에 출연하기는 아베 총리가 처음이다.
29일 참의원 선거는 전체 참의원 의석의 절반인 122명을 뽑는 선거다. 연립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과반수를 확보하려면 64석이 필요하다. 공명당이 현 의석인 13석을 사수한다는 것을 전제로 자민당이 확보해야 할 의석은 51석. 현재 자민당 지지율로는 힘든 목표다. 1998년 참의원 선거에서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총리는 44석으로 참패해 총리 자리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