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덕양구 오금동(梧琴洞)은 삼송(三松) 신도시가 추진되고 있는 마을. 농촌과 숲이 그대로 남아 전형적인 고향 모습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곳곳에 자연·문화유산이 남아 있어 앞으로 개발을 추진할 때 보존 논의가 필요한 마을이다. 특히 상촌 산막골 느티나무와 하촌 마을 은행나무 등 수백 년을 지켜온 마을의 명물은, 대규모 개발 속에서도 꼭 보호됐으면 하는 존재들이다.

◆500년 넘은 산막골 느티나무

오금동에는 상촌, 중촌, 하촌 마을이 있고 다시 작은 자연 촌락의 산막골, 독정, 중촌, 새마을, 큰골, 모장말, 당고말 등으로 나뉜다.

삼송동과의 경계에는 고개가 하나 있다. 예부터 여석령(礪石嶺)으로 불리는 숫돌고개다. 인근에서는 비교적 큰 고개이며, 위로는 1번 국도 통일로가 지난다. 지금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은 조선조 임진왜란 당시의 벽제관(碧蹄館) 전투 이후부터다. 당시 최대의 전투가 부근에서 있었는데, 명나라 총관 이여송(李如松) 장군이 패해 고개바위에서 칼을 갈며 울분을 토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에 있는 500여년이 넘은 느티나무. 수세(樹勢)가 건강해 마을의 명물로 여겨지고 있다.

이 고개를 넘으면 오금동이다. 오래 전부터 마을에 오동나무가 많았고, 이를 써서 거문고를 만들었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지금은 그 때와 달라져, 실제 오동나무를 보긴 힘들다.

대신, 다른 오래된 나무들이 있다. 산막골 느티나무가 대표적이다. 구파발에서 일영으로 연결된 효자로 우측 산막골 마을에 있다. 오금동의 여러 마을 중에서 가장 북동쪽에 있는 자연촌락이다. 자연이 잘 보존된,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이다.

이 마을엔 거대한 느티나무가 있다. 시에서 1982년에 지정한 보호수로, 나이는 500살이 넘는다. 현재 나무 높이 20m, 나무둘레 5.5m, 나뭇가지 둘레 20m에 이르는 거목이다. 고령(高齡)에도 건강한 수세(樹勢)를 간직하고 있어서 마을의 명물로 여겨지고 있다. 지상으로부터 3m 정도 올라간 지점에서 6개의 가지로 나뉘어 있는데, 전반적으로 부채꼴 모양이다.

옛날 이 나무의 잎이 골고루 잘 피면 풍년이, 불규칙하게 피면 흉년이 든다며 점을 치기도 했다고 한다. 나무는 소유·관리를 맡고 있는 이중열 씨의 18대조가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이 마을엔 22대째 진성이씨가 마을을 지키며 집성촌을 이뤄 살고 있다.

◆하촌마을 은행나무

중촌마을과 하촌 마을 사이 밭 한가운데엔 은행나무가 있다. 오금동 301번지에 있는 보호수로, 이 일대에선 가장 크다. 가을이면 노란 은행잎이 주변을 뒤덮을 정도다. 나이는 200년쯤 됐고 높이 25m, 나무둘레 3m, 나뭇가지 둘레 20m 정도 크기다. 나무 밑둥 2m 지점에서 15가지의 작은 가지가 뻗쳐올라 하늘을 향해 곧게 자라고 있다. 전체적인 나무 모양새는 마름모꼴이며, 각 가지의 수세가 튼튼해 지금도 많은 양의 은행이 열린다.

두 그루의 보호수는 오금동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상징적인 자연·문화유산이다. 대규모 신도시 개발 속에도 잘 보존돼 원주민은 물론 새 입주민들과도 삶의 호흡을 이어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