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경찰아카데미 졸업식

미국의 최고명문 하버드 대학 졸업생이 연봉 2만5천달러의 뉴욕경찰관으로 임용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뉴욕 선은 28일(이하 현지시간) 전날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열린 경찰아카데미 졸업식에서 졸업생대표로 연설한 셰릴 월터(26)가 하버드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존제이 형사행정대학원에서 법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터 신임경관은 "사람들은 내가 FBI 연방수사관을 할 줄 알았기때문에 경찰관이 됐다는 소식에 많이 놀라워했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오랜 꿈"이라면서 "뉴욕 경찰은 다른 어떤 기관보다 크고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뉴욕시의 경찰은 연봉이 2만5천달러로 인근 낫소카운티 경찰의 60% 수준밖에 안되는 등 대표적인 박봉의 직업에 속한다. 하버드같은 명문대 졸업생들은 마음만 먹으면 초봉 10만달러 이상의 고소득 전문직을 얼마든지 택할 수 있기때문에 그녀의 선택은 놀라울 수밖에 없다.

월터 경관은 "물론 생활하기에는 너무 적은 봉급이지만 조금 빡빡하게 살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졸업식에서 그녀는 두개의 상을 받았다. 하나는 최우수 졸업생에게 주어지는 뉴욕시장상이고 또 하나는 학업과 체력에서 최고 점수를 마크한 후보생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그녀의 체력은 고교시절부터 소문난 것이었다. 서폭카운티 하우퍼지 고교를 졸업하고 하버드에 진학한 첫해부터 축구팀의 주전 골기퍼로 3년간 활약했고 졸업반에는 소프트볼 팀에서 맹활약했다.

경찰 후보생들의 체력테스트에서 1.5마일을 세번 왕복하고 건장한 체구의 남성과 똑같은 마네킹을 거뜬히 끌고 가는 등 체력훈련을 가볍게 통과했다. 뿐만 아니라 31발의 권총사격도 양손으로 능숙하게 해냈다.

경찰의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6학년때 워싱턴 D.C.의 FBI 본부를 방문하면서부터. 그녀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을 보고 공무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월터 경관은 다음달 1일부터 브롱스 지역에 순찰업무를 맡게 된다. 뉴욕 어느 지역보다 범죄발생률이 높은 곳이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그녀는 "난 사무실 체질이 아니다. 밖에서 사람들과 얘기하는게 좋다. 그것이 FBI대신 경찰을 택한 이유"라면서 가족들이 처음부터 경관이 되는 것을 성원해줬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날 경찰아카데미 졸업식에서는 1097명의 경찰관이 새로이 임용됐으며 이 중에는 이현광, 샌디 리, 정상훈, 이용, 황중석, 김정세, 홍종 씨 등 7명의 한인들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