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원도 동해안 일대에서 개발 사업에 대한 보상을 둘러싸고 사업자와 해당지역 주민들의 갈등이 심심치 않게 빚어지고 있다. 그러나 재산권 침해, 주거환경 파괴 등 현실적인 피해에 대한 합당한 주장을 벗어나 생떼나 다름없는 요구를 하는 사례가 잦다. 일부 지역에서는 밑그림도 그리기 전에 과다한 보상 요구에 부딪치면서 마찰도 생겨나고 있다. 옳든 그르든 목소리만 키우면 돈이 생긴다는 잘못된 의식이 부른 병폐라는 지적이 많다.
양양군 현남면 원포리 해안에서는 해양심층수 취수관로 설치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양양군이 민간자본을 유치해 추진하는 전략사업이다. ㈜워터비스는 해안에 육상 플랜트를 짓고 6㎞ 앞까지 해저로 취수관을 연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5.4㎞ 남짓 설치한 상태에서 암초를 만났다.
그물이 찢어지는 피해가 발생하고 장래에도 어업 손실이 우려된다며 인근 어민들이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또 일부는 피해 조사 요구와 함께 고소장도 제출했다. 더구나 앞으로 심층수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예상되는 피해에 대한 보상도 주장했다. 남애 자망협회, 인구 자망협회 등은 적게는 15억원에서 많게는 130억원을 요구, 총액이 취수관로 설치공사 사업비보다 많다. 10여일전부터는 공사 구간에 그물을 설치해 실력행사에 나서기도 했다. 시공사는 “공정이 지체되고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어민들을 업무 방해 혐의로 고발하면서 분란이 커졌다.
다행히 갈등은 지난 26일 이진호 양양군수가 직접 중재에 나서면서 27일 어민들이 그물을 치우고, 서로 고소·고발을 취하하면서 일단 봉합됐다. 앞으로 양자는 어민 피해가 없도록 최대한 보완하고 공사를 진행하는 한편, 장래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에는 공정한 조사를 거쳐 정당한 보상을 검토키로 했다. 그러나 어민들이 예측 불가능한 미래의 피해에 대해 미리 거액의 보상을 요구한 사안은 전례가 없는 억지라는 지적이 많다.
동해시에서도 대형 종합리조트 개발 공사가 사업에 본격 착수하기 전부터 잡음을 내고 있다. 현진 그룹의 ㈜에버빌 리조트는 망상해수욕장 인근 괴란·심곡지구 231만여㎡(72만여평)에 5960억원을 들여 골프장 27홀, 워터파크, 콘도미니엄, 축구장 등을 포함하는 리조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예정 부지 가운데 90% 정도를 사들였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동해문예회관에 있던 사무실을 갑자기 철수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발단은 망상동 발전협의회 명의로 동해시에 제출한 의견이었다. 협의회의 요구사항 가운데에는 환경 감시요원 5명을 사업자 부담으로 고용하고 감시초소를 제공할 것, 매년 30명에 대한 대학 학자금 지원도 포함돼 있다. 골프 리조트 개발과 관련한 주민의 심적·물적 피해 추정액에 대한 보상 제시, 농산물 직거래장 개설, 노인회관에 대한 점심 무료 제공, 지역 노인·어린이에게 찜질방·수영장 무료 제공 등에 대한 검토도 요구했다.
그러자 현진측은 사무실을 전격 철수했고, 동해시 관계자들이 부랴부랴 무마에 나섰다. 지난 14에는일 망상동 발전협의회 위원장(현직 시의원)이 동해시의회에서 발언을 통해 공식 사과를 하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현재 동해시와 현진은 기본협약서 체결을 위해 의견을 조율하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진은 리조트가 건설되면 동해시에 지방세 수입 150억원에 상시고용 500여명, 일용직 고용 1만 5000여명 등의 지역경제 유발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