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회전초밥 집들이 ‘참치 오토로’(가장 기름진 고급 부위) 초밥을 한 접시에 2개에서 작년 말부터 1개로 줄였다. 가격은 그대로 400~600엔(3000~4500원) 수준. 참치 가격이 급등하자 갯수를 줄인 것이다.

일본인에게 참치회는 한국인의 ‘삼겹살’과 비슷한 위치다. 한 해 세계 참치회 소비량의 85%인 57만t을 소비한다. 이 ‘국민식(國民食)’이 가격 급등으로 일본인들의 식탁에서 멀어질 위기에 처했다. 작년에 25% 정도 뛰었고 올해도 작년보다 20% 정도 높은 값에 거래되고 있다.

참치값 상승의 원인은 일본인이 독점하던 참치회를 중국과 유럽인들도 좋아하기 시작한 것. 특히 경제 성장으로 소득이 늘어난 중국 고소득층 사이에 일본식 회와 초밥인 ‘사시미’와 ‘스시’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 큰 원인으로 꼽힌다.

원래 참치를 날것으로 먹는 나라는 일본뿐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 소득 수준이 높아진 한국이 참치회를 대량으로 소비하기 시작했고, 1990년대 들어 ‘스시 붐’이 일어난 미국이 가세했다. 미국과 한국의 참치회 한 해 소비량은 각각 5만t과 2만t으로 일본의 뒤를 잇고 있다.

참치회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각국의 남획 규제 움직임도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대서양참치류보존국제회의는 지난 1월 동대서양과 지중해의 2010년 참치 어획량을 2006년 어획량의 80% 수준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