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나서면 독재정권도 우대 받게 해줄 수 있다.’
미국 시사 잡지 ‘하퍼스(Harper’s)’는 6월호에서 워싱턴 정가를 주무르는 로비 회사들의 힘과 비결을 파헤쳤다.
미 로비업계 1위인 ‘캐시디(Cassidy)’는 1998~2006년 로비 수수료만 2억3500만달러 이상을 챙겼다. 고객 중에는 아프리카 ‘적도 기니’의 독재자인 테오도르 오비앙(Obiang)도 있다. 3년 전 워싱턴포스트 주말판 ‘퍼레이드’는 그를 ‘세계의 독재자 6위’로 발표했지만 로비에 힘입어 지금은 10위권 밖이다.
캐시디는 로비 의뢰를 받아 베트남에 대한 무역금지조치도 철폐시켰다. 전쟁 실종자 가족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베트남 사업을 원하는 대기업 단체를 규합해 의회를 움직였다. 1995년 리덩후이(李登輝)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 성사도 이 회사 ‘작품’. 빌 클린턴(Clinton) 대통령은 입국 불허 방침을 밝혔지만, 로비 끝에 의회가 방문 허용 촉구 결의를 했고 백악관은 결국 물러섰다.
로비회사의 힘은 정·관·학·언론계 등 거미줄처럼 구축해놓은 전방위 인맥에서 나온다. 이를 통해 의뢰국 대통령이 미 의회 양원 합동연설을 하거나 외무장관이 미 상원 외교위에 나가 커피 대접을 받게 해줄 수도 있다.
(목적에 따라서는 싱크탱크의 전문가들을 활용하거나 전담 직원을 시켜 신문에 우호적인 글을 싣게도 한다. 관련국 포럼이나 현지 방문 같은 이벤트도 기획한다. 이런 행사가 언론에 소개되거나 의원을 통해 의회에 소개되면 효과는 몇 배가 된다. 이럴 때는 ‘홍보색’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가급적 거창한 주제를 내건다는 것이 이들의 사업 노하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