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단 전체 인원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산하 단체까지 모두 합하면 5000명이 넘습니다. 그런데도 콘도 하나 없습니다. 그거 몇 개 구입했다고 큰 죄가 됩니까?”
12일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가 발표된 뒤 진흥공단 관계자가 한 말이다. 방만한 운영 실태에 대해 취재에 나서자 오히려 왜 그만한 일로 문제를 만들려 하느냐는 듯 기자를 다그쳤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88서울올림픽의 잉여금 3110억원을 모태로 조성된 국민체육진흥기금을 관리하기 위해 1989년 설립됐다. 작년 예산만 1조439억원이나 되는 국내 스포츠계에서 가장 큰 공기업이다. 공단은 체육진흥기금을 불리기 위해 자체 수익사업도 벌인다. 경륜, 경정 투표권 사업이 대표적. 체육복표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금액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 감사원 감사 결과 ▲골프장의 체육진흥기금 미납과 누락 ▲법적 근거 없는 경륜, 경정 투표권의 인터넷 발매 허용 ▲주먹구구식 축구공원 조성사업 지원 등 본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그런데도 공단 관계자는 “그런 지적은 한두 번 받은 게 아니고, 그리 큰 문제도 아니다”고 오히려 성을 내고 나선 것이다.
체육계에서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신이 내린 직장’으로 통한다. 직원들의 기본급도 체육회 등 다른 체육단체에 비해 10~20% 정도 많은 데다 휴대전화비 지원, 의류교환권 지급, 가계지원비 등 ‘부수입’이 적지 않다. 이번 감사원 감사에서도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과다 집행된 인건비가 30억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또 공단이 산하 자회사의 직원 수를 잘못 산정해 남는 인건비를 성과급으로 집행한 것도 밝혀냈다.
이런 체육진흥공단을 보고 대한체육회 노조관계자는 “욕을 먹더라도 한번 그런 혜택 좀 받아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단은 체육진흥기금을 자기네 복지기금 정도로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