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노조가 오는 25~29일 한·미 FTA 批准비준 저지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상급단체인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파업을 결의했으니 따라가겠다는 것이다.
노동조합법은 ‘임금과 근로조건 등과 관련해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로 조합원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노조는 임금도 근로조건 문제도 아닌 FTA 저지 문제로 찬반투표도 하지 않고 파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법도 없고 조합원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금속노조가 예정됐던 찬반투표를 생략한 것은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뻔히 알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노조 홈페이지엔 파업 결정을 비판하는 노조원들의 글이 오르고 있다. ‘국민 지지율 0% 파업’이라는 글은 “일반 시민 한 사람도 우리 파업을 지지하지 않는다. 몇몇 활동가들이 성공할 수 없는 파업을 밀고 나가고 있다”고 썼다. 또 다른 노조원은 “지부장(노조위원장)은 빨간 조끼들의 소리만 듣지 말고 현장 목소리도 들어보라. 제발 이젠 한 단계 성숙한 노조가 돼 달라”고 했다. 한·미 FTA로 국내 자동차 산업과 그 종사자들이 가장 큰 혜택을 본다는 사실을 노조원들이 모를 리 없다.
지난 3월 새로 뽑힌 현대차 노조 위원장은 “상급단체가 의제를 설정하더라도 현장의 고충을 살펴 신중하게 처리하겠다”고 했었다. 지난달 28일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파업을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1월에 당선된 민노총 위원장도 “파업을 위한 파업은 하지 않겠다. 중앙 차원의 파업은 자제하겠다”고 했다.
노조원 대다수가 파업을 원치 않고 노조 집행부 스스로가 파업 자제를 되풀이 말해왔어도 그게 다 소용없는 게 대한민국 노동운동이다. 소수의 전문 노동운동꾼들이 노조와 노조 상급단체를 틀어쥐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보통 시민’들이 ‘특수 노동꾼’들에게 묻고 싶은 것은 대한민국 노동운동이 진짜 노동운동이 맞느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