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패 팀’이 ‘전승 팀’을 잡았다. 3연패의 늪에 빠져 있던 울산디아채가 3연승을 구가하던 월드메르디앙을 3대1로 제압하면서 KB국민은행 2007 한국바둑리그는 예측 불가능의 중반 난전에 돌입했다.

‘이변’을 마무리한 선수는 울산디아채 2지명자 강동윤. 팀이 2대1로 앞선 상황에서 10일 밤 제4국에 투입된 그는 월드메르디앙 4지명자 이재웅과 맞섰다. 둘 모두 인터넷 바둑에서 잔뼈가 굵은 속기(速棋)의 달인들. 판의 중요성을 의식한 두 대국자는 살얼음 위를 걷는 듯한 신중한 ‘영토 싸움’을 펼친 끝에 강동윤의 흑 5집 반 승으로 끝났고 소속 팀의 명암도 여기서 갈렸다.

울산디아채의 연패 탈출은 고근태가 첫 판을 장식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 3지명으로 선발됐던 고근태는 현역 국수인 동갑내기 윤준상을 난전 끝에 백 불계로 메다꽂은 것. 월드메르디앙은 최철한을 앞세워 진화에 나섰으나 울산 백홍석, 강동윤에게 연타를 허용하면서 결국 시즌 첫 패배를 맛보았다.

앞서 벌어진 한게임 대 Kixx전에선 한게임이 치열한 접전 끝에 3대2로 이겨 1패 후 3연승의 짜릿함을 맛봤다. 이 대결의 영웅을 꼽는다면 단연 한게임 4지명자 이정우. 2대2 타이에서 최종주자로 등장한 그는 과감한 공격으로 Kixx의 신예 강자 김기용의 대마를 잡고 ‘승리투수’가 됐다. 월드메르디앙과의 첫 대결 4국 때 유창혁에게 반 집을 져 패전의 멍에를 썼던 아픔을 한순간에 만회한 것.

한게임 대 Kixx전은 직전 치러진 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1·2회전이 영향을 미쳤다. 전날 LG배에서 대망의 8강 고지를 밟았던 한게임 온소진은 사기가 충천한 듯, 1대1 상황서 맞은 제3국서 필패의 바둑을 뒤집고 반 집 차로 역전승했다. 온소진과 맞선 Kixx 이희성은 LG배서 32강에 머물렀었다.

Kixx 팀 2번 주자 박정상은 한술 더 떠 6일 낮 LG배 8강에 오른 후 당일 밤 바둑리그도 이겨 하루 2승을 챙긴 경우. 박정상은 송태곤을 꺾은 뒤 “매우 피로했지만 낮에 이긴 기쁨으로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Kixx는 이창호가 안조영을 눌러 2대2까지 추격했지만 그것이 한계였다.

지난주 경기 결과 월드메르디앙과 한게임은 나란히 3승 1패, 개인 승수 합계 10승으로 공동 선두권을 형성했다. 하지만 승률로 따지면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러 3승 무패, 개인 승수 합계 9승을 기록 중인 영남일보가 여전히 선두다. 이번 주엔 13일부터 15일까지 영남일보 대 신성건설의 4라운드 제3경기에 이어 17일엔 대방노블랜드 대 제일화재 간의 4라운드 제4경기가 전남 투어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