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엔 4월 23일 여성들에게 장미를 선물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성 조지 수호성인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생겼답니다. 1925년부터 선물 목록에 책이 추가됐습니다. 출판인들이 사랑과 애정을 표현하는 데는 책이 최고라고 캠페인을 벌였기 때문입니다. 요즘 카탈루냐에선 이날 책 40만권과 장미 400만 송이가 팔립니다. 옛 전통을 독서캠페인에 끌어들인 덕분입니다.
미국출판도서협회는 1999년부터 ‘Get Caught Reading’(책 읽다 들켜라)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영화배우, 스포츠스타, 정치인 등 유명인사들이 책 읽는 모습을 찍어 신문, 잡지, 웹사이트에 뿌리는 식입니다. 권투 선수 조지 포먼, 메이저리거 새미 소사, 섹시 스타 돌리 파튼, 로라 부시 대통령 부인은 물론 도널드 덕, 배트맨, 스타워즈의 요다같은 캐릭터까지 캠페인에 참여했습니다. 대중의 관심을 책 읽기에 불러모으느라 머리를 짜낸 결과입니다.
독서 캠페인에는 중국도 빠지지 않습니다. 중국의 가난한 농촌은 책을 구경하기 힘듭니다. 농민 10명 중에 1명만이 1년에 겨우 책 1권을 가질까 말까 하는 실정입니다. 중국 정부는 2006년부터 ‘농가서옥’(農家書屋)이라는 이름의 도서관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책 1000권 이상, 신문·잡지 30종 이상, 음반·영상물 100장 이상을 갖추도록 했습니다. 지금까지 3000개가 설립됐는데, 2010년까지 매년 5만개씩 전국에 20만개의 도서관을 세울 계획이라고 합니다. 일본은 2005년 ‘문자·활자문화진흥법’을 만들어 독서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6월 1~6일) 기간 중 열린 ‘독서운동 포럼’에선 이렇듯 책 읽기에 빠져있는 세계적 흐름을 소개했습니다. 우리 독서운동의 열기도 어느 나라 못잖게 뜨겁습니다. 본지와 대한출판문화협회가 펼치는 ‘거실을 서재로’ 캠페인을 비롯, 대다수 신문·방송이 독서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책 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본부’ ‘아침독서운동본부’같은 시민단체들도 활발하게 움직입니다. 로마의 사상가 키케로는 “책 없는 집은 영혼 없는 육체와 같다”고 했습니다. 여러분의 거실엔 ‘영혼’이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