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마스터·정보처리·시각디자인·사무자동화·워드프로세서1~3급·판매관리사·비서·펜글씨·한자능력·패션디자인·실내건축·무역영어·일본어….

나이 50을 눈앞에 둔 주부가 7년간 자격증을 무려 76개나 땄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이훈(48)씨가 바로 ‘자격증 여왕’이다.

이씨는 41세인 2000년부터 자격증에 도전했다. 남편이 컴퓨터 학원을 차리자 자신이 직접 강사로 뛰기 위해서였다. 공인 자격증도 없으면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없다는 생각에 컴퓨터 관련 자격증에 우선 매달렸다. 첫해에 정보검색사 등 10개 자격증을 취득했다. 전문가들도 쉽지 않다는 MOS 마스터(MS사의 액셀·워드·액세스·파워포인트를 종합한 자격증)와 MQFU(동영상인 플래시 관련 자격증)도 거뜬히 따냈다. MQFU는 문제가 어려워 응시생이 거의 없을 정도의 전문 분야다.

자격증 수가 늘자 세계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자격증을 따 보자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컴퓨터 관련 외에 다른 자격증에도 도전하기 시작했다. 비서 1·2·3급을 비롯해 홍보관리사·소비자상담사·유통관리사·전문 강사 등 일반 자격증이었다. 이것들도 모두 따냈다. 지금까지 시험 본 횟수만도 총 200회가 넘는다. 어떤 날은 하루에 3번씩이나 시험을 치렀다.

이씨는 ‘도전한 시험에는 반드시 합격한다’는 의지로 준비했다고 한다. 그는 “이론 시험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데 나이가 있다 보니 실기가 조금 힘들다”고 했다. 그가 가장 애착을 갖는 자격증은 초기에 딴 워드 1급 실기 자격증이다. 엄지와 검지 두 손가락으로 자판을 두드리는 ‘독수리 타법’에 ‘컴맹’ 소리를 들었던 자신이 1분에 400타를 칠 정도로 맹연습을 한 끝에 따낸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 엉덩이에 땀이 나 살이 벗겨질 정도로 연습을 했다고 한다.

이씨는 “앞으로는 자격증 시대”라면서 컴퓨터 학원에서 자신을 뛰어넘을 제자를 양성 중이기도 하다. 현재 40여 개의 자격증을 획득한 대학생과 25개를 딴 고등학생을 집중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이씨의 자격증 행진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어떤 자격 시험”에 대비 중”이라고만 말하며 구체적인 시험 이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강의 등에 쫓겨도 최소한 하루 3시간 정도는 시간을 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