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6월 항쟁 때까지만 해도 한국 민주주의의 장애물로 인식됐던 군대가 국민들이 가장 신뢰하는 기관인 것으로 조사됐다. 군(軍)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지난 20년 동안 상전벽해(桑田碧海) 같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정치학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2.7%가 군대를 ‘신뢰한다’고 답변해 조사대상 10개 기관(단체) 중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여주었다. 전국 성인 남녀 1014명을 상대로 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군대를 얼마나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9.9%가 ‘매우 신뢰한다’, 52.8%가 ‘약간 신뢰한다’고 답했다. 5년 전인 2002년 7월 한국갤럽 조사에선 군대가 3위(신뢰 응답 54.8%)를 차지했었다.

군대에 이은 대국민 신뢰도 2위 기관은 ‘언론(60.3%)’이었고, 그 다음은 시민단체(58.4%), 경찰(51.7%), 법원(51.3%) 순이었다. 특히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5년 전 조사 5위(46.9%)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이에 반해 정치인과 정당·국회, 대통령과 공무원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낮았다. 10개 기관 중 국회는 13.1%만이 ‘매우 또는 약간 신뢰한다’고 응답해, 기관 신뢰도에서 꼴찌였다. 정당은 14.4%, 해당지역구 국회의원도 19.2%에 불과했다.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는 34.7%가 신뢰한다고 응답했고, 공무원은 이보다 조금 높은 38.8%였다.

(최경운 기자 code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