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와대가 밀어붙이고 있는 브리핑룸 통폐합 정책에 앞서 정권의 반 언론 움직임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나타났었다. 그 주요 타깃은 조선일보였다.

우선, 1967년부터 40년 동안 매년 주로 봄에 헌신적인 경찰관과 봉사하는 일반 시민에게 시상하던 청룡봉사상은 30일로 2~3개월째 시상되지 않고 있다. 본사와 공동 제정해 시상해오던 경찰청이 작년 8월 1일 갑자기 그만두겠다고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수상자 중 경찰에게 주어지던 1계급 특진의 혜택도 무산돼 실망하는 경찰도 많다.

지난 15일 시상식이 열린 ‘2006 올해의 스승상’도 가까스로 열렸다. 신청 접수를 받기 시작 하기 직전인 작년 7월 말 공동 주최자인 교육인적자원부가 공동행사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한 탓이다. 교육부 대신 16개 시도교육청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의 후원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교육부가 빠짐으로써 수상자에게 주어지던 승진 가산점 1점은 사라졌고, 시상식도 평소보다 5개월이나 늦춰졌다.

작년 여름 환경부가 공동 주관에서 빠지겠다고 통보한 ‘조선일보 환경 대상’도 주로 5~6월에 시상식이 열려 왔으나 올해는 아직 신청 접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특허청은 올 3월 조선일보와 같이 주최하던 ‘대한민국 학생 발명 전시회’를 단독으로 주최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로써 정부가 조선일보와 함께 하던 공동 행사는 모두 취소됐다.

발단은 작년 여름이다. 작년 7월 28일자 조선일보에 ‘계륵(鷄肋) 대통령’이라는 정치 분석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는 열린우리당이 실정(失政)으로 인해 국민 지지도가 바닥으로 주저앉은 대통령과 함께 가기에 부담이 되고, 그렇다고 집권당의 이점을 포기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는 상황을 ‘계륵’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계륵은 갖고 있어도 큰 이익은 없으나 버리기도 아까운 것을 뜻하는 고사성어다.

이후 청와대는 “정면 대응하겠다”고 조선일보사에 통보했다. 또 “마약의 해악성과 심각성을 연상시킨다”며 “중장기 대응 조치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공격했다.

가시적인 조치는 3일 뒤 바로 나타났다. 7월 31일 교육인적자원부, 그 다음날인 8월 1일 오전엔 환경부, 그날 오후에는 경찰청 관계자가 와서 상에서 빠지겠다고 통보했다. 관련 부처 관계자들은 “다른 상을 만들려고 하는데 겹쳐서 그렇다”, “상에 따른 승진자가 너무 많아졌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는 그 몇 달 전의 청룡봉사상과 환경상 심사 때와는 전혀 다른 태도이다. 작년 6월 29일 환경상 시상식 때 이치범(李致範) 환경부 장관은 “조선일보의 환경 보전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국민과 기업이 환경 보전을 실천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해 4월 6일 열린 청룡봉사상 시상식에서 이택순(李宅淳) 경찰청장은 “전통과 영예에 빛나는 청룡봉사상 시상식을 여러분과 더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던 정부가 한두 달 지난 시점에서 돌변한 것이다.

상을 만들 당시 관여했던 정부 인사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1993년 제정된 환경상은 당시 환경처 장관이던 이재창(李在昌) 한나라당 의원이 제안한 것이었다. 이 의원은 “당시 환경처는 부로 승격하기 위해 국민적 관심이 필요했고 환경 관련 캠페인 등을 활발히 펼치던 조선일보에 내가 찾아가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들은 익명을 전제로 “청와대의 비공식 지시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계륵 대통령’ 기사에 대해 청와대가 경고를 하자 부처들이 실제 보복조치에 들어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