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 시내에서 한림면 쪽으로 도로를 한 시간 달린 뒤 언덕길을 올라가면 3층짜리 교사가 눈에 들어온다. 한림중학교(교장 김봉원)다. 건물은 개·보수 작업을 거쳐 깨끗했다. 도서관에는 책들이 가지런했다. ‘시골학교’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돈이 많아서? 아니다. 이 학교에만 평교사 시절부터 34년째 근무중인 김봉원 교장과 교사들 노력 덕분이다. 선생님들은 “시골학교라고 교육 여건까지 시골일 수는 없다”는 자각에 건물부터 고쳤다. 또 강사를 초빙해 수준별 방과후수업을 실시하고 원어민 영어 교육도 시켰다. 돈이 모자라면 김봉원 교장이 여기저기 지원을 요청해 보충했다. 그 자구(自救) 노력에 가속도를 붙여준 것이 바로 ‘스쿨 업그레이드, 학교를 풍요롭게’ 캠페인이었다.
지난달 초 조선일보 스쿨 업그레이드 캠페인 기사를 통해 한국투자신탁운용(사장 김범석)이 전국 25개교에 LCD프로젝터, 전자교탁, 대형 스크린(약 700만원 상당)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교사들은 즉각 스쿨업 홈페이지에 지원을 신청했다. 학급별로 시청각교육을 시킬 수 있는 기자재가 전무했다. 낡은 TV 브라운관에서는 색 바랜 화면만 움직였고 스피커에서는 소음이 흘러나왔다. “우리 학교엔 결손 가정·한 부모 가정 학생이 많습니다. 하지만 교육만큼은 최상으로 해주고 싶습니다. 시골도 도시만큼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시청각교육 시설을 지원해주세요.” 이도 모자라 김 교장은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한두 번이 아니었다.
결국 한림중은 지원 대상 25개교 가운데 첫 번째 학교로 선정됐다. 28일 이 학교 1학년 1반 교실에 낡은 구식 TV 대신 최신형 LCD 프로젝터를 비롯한 시청각 교재가 설치됐다. 김 교장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고맙게 뜻을 내주셔서 우선 교실 하나가 혜택을 입었다”며 “전 학년 6개 학급 교실에 모두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정찬형(52) 부사장은 “예전엔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도 있었지만, 요즘은 경제력이 곧 학력이 되는 현실이어서 안타깝다”며 “스쿨업 캠페인을 통해 도시와 지방 간 교육 격차가 줄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달 말까지 계획했던 25개 학교 지원을 끝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