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게이트'의 핵심인물 전대월(全大月·45·사진)씨가 요즘 여의도 증권가에서 화제다.
‘오일게이트’란 지난 2005년 철도청이 러시아 석유업체 ‘페트로사흐’를 인수하기 위해 6200만 달러짜리 계약을 체결했다가, 계약금 620만 달러를 준 뒤 계약 포기로 350만 달러를 날린 사건이다. 당시 그가 철도청을 이 사업에 끌어들였다는 이유로 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무죄를 선고 받았다.
그런 그가 증권가에서 화제의 인물로 등장한 것은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인 ‘명성’을 인수하면서다. 전씨는 명성 인수 직후 금융감독위원회에 원유·천연가스 등 천연자원 개발과 탐사, 투자를 추가하는 사업목적 변경신청을 했다.
증시에 불어 닥친 자원개발주(株) 효과에다 전씨의 가세로 명성의 주가는 폭등했다. 4월30일 9190원이었던 주가는 12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펼쳤고, 5월17일에는 4만8400원까지 치솟았다. 21일 장중(場中) 한 때 5만3500원까지 급등했다. 증시에서는 명성이라는 회사와 전씨가 추진하고 있는 유전개발 사업의 진상에 대해 온갖 설(說)이 떠돌고 있다.
전씨가 명성의 최대 주주가 된다는 사실은 지난 4일 증시 개장 전 공시를 통해 발표됐다. ‘오일게이트’의 주역이 증권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나 그가 추진하고 있다는 유전개발의 진실성 여부 등이 핫 이슈로 떠오르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증권거래소나 산업자원부, 한국석유공사 등 어느 쪽도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주가는 급등했다. 10일에는 ‘이상(異常) 급등 종목’으로 지정됐고, 5월18일에는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돼 증시 거래가 하룻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전씨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해 8월 러시아 석유가스업체인 톰가즈네프티 지분 74%를 확보해 대표이사가 됐으며, 사할린 8광구의 유전(라마논스키 유전·매장량 1억5000만톤)을 확보한 뒤 산자부에 이를 신고했고 개발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지난 15일 러시아 정부가 시행한 사할린 3광구의 입찰에서 유즈노-다긴스키 유전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 유전은 육상광구이며, 당장 생산 가능한 유전이라 금년 말이나 내년 초면 국내로 원유도입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생산지와의 파이프라인이나 도로망이 갖춰져 있어 수송에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왜 명성이라는 자동차 부품업체를 선택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전씨는 “러시아에서 추진하고 있는 유전개발 사업에 한국 업체를 참여시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명성을 통해 러시아 석유업체의 지분 인수를 시도하는 동시에 원유 판매 독점 계약자로 내세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명성 주가가 상한가 행진을 벌이는 이유를 묻자, 전씨는 “나는 주식을 모른다. 주식을 사본 적도 없다”며 “원유만 들여오면 내 임무는 끝”이라고 말했다.
는 현재 자신의 유전개발 사업과 관련한 온갖 악소문들에 대해 상당히 기분이 나쁘다는 반응을 보였다. 러시아 정부가 실시한 입찰에서 유전을 입찰 받았는데 국내에서 이를 문제삼는 것은 러시아 정부에 대해 불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가 사기를 치고 있다느니, 나를 사기꾼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곧 러시아 정부가 사기 치고 러시아 정부를 사기꾼이라는 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전씨는 “정작 러시아 원유의 국내 도입과 한국 기업의 러시아 에너지 개발 참여를 위해 나서고 있는 자신의 의도를 몰라주고 비난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한국석유공사가 자신이 확보한 유전에 대해서 혹평하며 사업성이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산자부에 올렸다는 정보를 입수하고서 이에 대해 반박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에너지와 관련해 입찰 및 사업 실적이 없는 정부나 석유공사로서는 내가 앞서 나가니까 트집을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측은 “전씨가 확보했다는 유전에 대해 조사·검토하고 있다”며 “정부가 우리 쪽에 사실 확인을 요구하면 해당 자료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관련돼 있는 민감한 문제여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할린 현지 석유업계 관계자 역시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씨가 확보했다는 유전은 지질 탐사만 한 것”이며 “가채(可採·채굴가능) 매장량 등 구체적인 규모는 확인이 안 된 상태”라고 말했다. 증권거래소 역시 전씨의 유전개발 상황 파악이 불가능한 상태다. 김재준 증권거래소 시장감시부장은 “거래소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관련회사에 조회공시를 요청할 뿐”이며 “해당사가 사실 공시를 할 경우 이를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