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도요타는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1500㏄급 ‘프리우스’를 선보였다. 휘발유와 전기를 함께 사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40% 줄인 친환경 자동차였다. 마침 교토(京都)에선 50여 개국 대표가 모여 ‘지구온난화 방지조약 회의’를 열고 있었다. 오쿠다(奧田碩) 도요타 사장은 교토 회의를 취재하러 모인 기자들에게 프리우스 출시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뿌렸다. “21세기 환경보호와 에너지 절약에 도요타가 앞장서겠다.”

▶프리우스가 나오기 두 달 전 독일 아우디도 하이브리드카 ‘듀오’를 내놓았다. 디젤 엔진과 전기 모터를 쓰는 ‘디젤 하이브리드’였다. 그러나 듀오는 양산에 실패해 시험용으로 끝나고 말았다. 프리우스는 이듬해부터 월 1000대씩 생산해 판매에 들어갔다. 도요타는 아우디에 빼앗길 뻔했던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카 개발’이라는 영예를 차지했다.

▶미국은 2000년대 초반까지도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반응이 시들했다. 기름값이 워낙 싼 데다 대형차 선호 전통 탓이었다. 최근 몇 년 휘발유값이 치솟으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일본은 중대형 하이브리드카도 잇따라 내놓았다. 미국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는 도요타 ‘캠리’의 하이브리드형도 작년에 출시됐다. 미국 자동차 ‘빅3’는 뒤늦게 하이브리드카 경쟁에 뛰어들었다.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엊그제 “2012년까지 모든 택시를 하이브리드카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뉴욕 택시 1만3000대 중 90%가 포드의 8기통짜리 ‘크라운 빅토리아’다. 현대 에쿠스만큼 커서 기름도 많이 먹고 유해가스도 많이 내뿜는다. 뉴욕을 상징하는 이 노란 택시 ‘옐로 캡’이 날렵한 하이브리드 카로 바뀌는 것이다. 전기와 디젤을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버스도 늘린다.

▶뉴욕시는 새 택시를 도요타 하이브리드카 3종과 포드 에스케이프 하이브리드형, 네 차종 중에서 고를 것이라고 한다. 일제가 선택될 확률이 그만큼 높다. ‘빅3’는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몰두하는 도요타를 보며 “쓸데없는 짓 한다”고 비웃었다. 그러는 지난 10년 동안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일본의 독무대였다. 세계에 굴러다니는 하이브리드카의 90%가 일제다. 우리가 꾸물거리는 사이 서울 택시도 일제 하이브리드 카로 바뀔 날이 올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