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고인돌군에 이어 전북의 어떤 문화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까. 전북에서 ‘고도(古都)익산역사지구’와 김제 벽골제(사적 111호), 부안 유천리 도요지(사적 69호)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고도익산역사지구는 작년 말 익산시와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가 문화재청에 문화유산 잠정목록 등록을 신청했다. 벽골제와 유천리 도요지는 전북도가 내달 중 이 잠정목록 등재를 신청할 예정이다.
국내 잠정목록에 오르면 문화재청과 한국세계유산자문위원회가 세계문화유산 등록 절차를 밟으며, 유네스코 심사를 거쳐 빠르면 3년 뒤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될 수 있다.
고도익산역사지구에는 미륵사지와 미륵사지석탑, 왕궁리 유적과 왕궁리오층석탑, 쌍릉, 미륵산성, 제석사지, 입점리 고분군 등 지정문화재 40점을 포함 145점의 문화유산이 분포하고 있다.
작년 10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위한 신청서와 자료를 제출한 뒤 한국세계유산자문위 현장조사도 받았다. 각계 인사 30여명은 관련 위원회를 구성, 22일 시민 설명회를 열었다.
최완규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장은 “익산역사지구는 왕궁과 사찰 유적·유물에 산성과 왕릉까지 갖춰, 백제 고도의 면모를 보이는 탁월한 가치의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내달 중 잠정목록에 포함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제시 부량면 벽골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 중 하나로 백제 비류왕 27년(330년) 축조됐다고 기록됐다(삼국사기). 통일신라 이후 증축과 수리를 수 차례 거친 뒤, 1925년 동진농조 간선수로 공사로 원형이 크게 훼손돼 제방 3㎞와 수문지 3곳의 돌기둥이 국내 고대 저수지 유적으로 유일하게 남아 있다.
부안 보안면 유천리 도요지는 11~14세기 유적으로 전남 강진 도요지와 함께 대표적인 고려청자 산지로 꼽혀왔다. 도굴과 개간 등으로 파괴됐으나 가마터 40여곳이 발굴됐고, 최근 이곳 유물을 수습할 전시관이 신축되고 있다.
유철 전북도 문화재전문위원은 “벽골제와 유천리 도요지는 지역 문화유산 중 역사적 가치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연내 국내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도록 한창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 유산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면서 그 보존에서부터 국가적 지원을 받게 되고, 문화·관광산업 활성화도 기대된다. 유네스코는 1995년 이후 한국의 7개 문화재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했고, 문화재청은 세계문화유산 후보로 8건을 잠정 등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