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예멘으로 향하던 원양어선 2척에 타고 있다가 소말리아 해역에서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된 한국인 4명의 석방 협상이 지난해 4월 발생했던 동원호 납치 때처럼 장기화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동원호 선원은 석방되기까지 117일간 억류돼 있었다. 한국인 4명이 탔던 원양어선 2척은 현재 소말리아의 라스 아수아드항에 정박 중인 것으로 파악됐지만, 선원들이 어선 안에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외교통상부가 17일 밝혔다. 그러나 선원들은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선원 억류 장기화를 우려하는 것은 납치된 어선이 동원호만큼 큰 업체 소속이 아닌데다, 여러 국적의 선원이 함께 납치됐다는 점 때문이다. 협상 창구가 단일화되지 않아 효율적인 대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는 한국인 선원과 함께 납치된 선원들의 출신 국가인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와 정보 공유 체제를 갖췄다. 다행스런 점은 이 중 중국이 아프리카 지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어선을 납치한 무장단체가 동원호 납치 때와는 다른 소규모 3개 단체의 연합체인 것으로 파악됐지만, 여전히 이들이 언제, 어떤 요구 를 할지 짐작하기 힘든 상태다. 정부 당국자는 “납치단체에서 연락이 아직 없었고, 피랍 선박으로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안 되고 있다”고 밝혔다. 동원호 납치 사건의 경우, 소말리아 무장 세력 간 의견 통일이 잘 이뤄지지 않아 사태를 조기에 해결할 수 없었다. 정부는 석방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 납치단체의 정체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소말리아와 인근의 케냐, 탄자니아 정부에도 송민순 장관 명의의 협조요청 서한을 발송했다. 또 해군 장교 1명을 바레인으로 급파, 현지 연합해군사령부에서 피랍 어선 및 소말리아 해적의 동향을 파악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