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11시30분 부산을 출발한 비행기 한 대가 제주국제공항 위를 맴돌았다. 아침부터 내린 비에 하늘은 잔뜩 흐려 있었다. 덜컹덜컹, 활주로에 내린 비행기가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 한 귀퉁이에서 ‘까르르’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꺄악! 너무 재밌어.” “진짜 신난데이!” 즐거운 비명소리의 주인공은 경남 산청군 오부면 오전리 오부초등학교(교장 백운석) 학생들. 처음 타보는 비행기에 아이들은 두 볼을 붉히며 마냥 좋아했다. “비행기를 타는 것도, 제주도에 온 것도 처음이에요. 하늘 높이 날아오르니 정말 행복했어요.” 4학년 지훈(10)이가 활짝 웃었다.
오부초등학교는 오부면에 하나뿐인 초등학교. 가게라고는 농협직판장 하나밖에 없는 작은 산골 동네다. “비행기 타고 제주도에 올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이상해요.” 3학년 일만(9)이는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마음씨 고운 영애(8)는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함께 오지 못한 반 친구 생각이 났다. “동영이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하늘 길을 열어준 건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 진주·사천지점이 학교 사정을 전해 듣고 서울 본사에 연락을 취했다. 마침 조선일보 ‘스쿨 업그레이드’ 캠페인에 참여할 생각이던 본사는 흔쾌히 비용 1200만원을 내놓았다. 그렇게 오부초 학생 23명과 선생님 11명이 1박2일 동안 제주도 여행을 떠났다.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려고 스쿨업 캠페인에 동참했어요. 산골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가고 싶어한다는데 도와줘야죠.” 대한항공 사회봉사단 김태원 상무가 말했다. “산밖에 모르는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너에게 관심을 갖고 도와주려는 사람도 많단다’는 걸 일러주고도 싶었죠. 학생들이 이런 경험을 통해 자신이 소중하다는 걸 알았으면 해요.” 서신애 교감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