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살이 된 해리는 드디어 호그와트(Hogwarts·실제발음은 호과츠) 마법학교에 입학합니다. 학교로 가는 기차 안에서 론 위즐리와 친구가 된 해리는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드레이코 말포이와 첫 대면을 합니다. 어린 꼬마들이 눈에 힘을 잔뜩 준 재미있는 장면입니다.
Malfoy: I'm Malfoy. Draco Malfoy.
난 말포이, 드레이코 말포이. (이름이 이상해서 론이 웃는다.)
Malfoy: (Think my name's funny, do you? No need to ask yours. Red hair and a hand-me-down robe. You must be a Weasley. )
내 이름이 우스운가 보지? 네 이름은 물어볼 필요도 없어. 빨간머리에 물려입은 가운. 딱 위즐리이군.
Malfoy: You'll soon find out that some wizarding families are better than others, Potter. You don't want to go making friends with the wrong sort. I can help you there.
마법사 가문에도 격이 있다는 걸 곧 알게 될 거야, 포터. 수준이 떨어지는 쪽과는 친구하지 않는 게 좋아. 그건 내가 도와주지.
Harry Potter: I think I can tell the wrong sort for myself, thanks.
고맙지만 누가 수준이 떨어지는지는 나도 알 수 있어.
말포이가 참 맹랑하네요. 어린 아이가 자기 소개를 007의 그 유명한 “Bond, James Bond” 처럼 “I’m Malfoy, Draco Malfoy”라고 하질 않나, 머리를 ‘올빽’(with slicked-back hair)하고 무게를 잡는 모양이 영화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 못지 않군요. 그뿐인가요? 이름도 독특해요. Draco 는 라틴어로 용을 뜻합니다. 용은 우리나라에서는 길조입니다. 그러나 서양에서 Dragon은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면 Malfoy는? 옛 프랑스어 ‘mal foy’에서 따왔다는데 영어로 ‘bad faith’ 즉 ‘악의’ 라는 뜻입니다. Draco Malfoy 라는 이름만 봐도 ‘악당’이라는 걸 알 수 있지요.
Draco Malfoy 라는 이름이 이상해서 론이 자기도 모르게 웃습니다. 화가 난 말포이가 론에게 즉각 보복을 합니다. “red hair(빨간 머리에) and a hand-me-down robe.” ‘hand-me-down’은 ‘물려 입은’이고, ‘robe’ 는 ‘법복, 가운’을 뜻하죠. 물려입은 셔츠는 ‘a hand-me-down shirt ’라고 하면 됩니다. 말포이는 가난하고 형제가 많아서 옷을 물려 입을 수밖에 없는 론을 깔보는 겁니다.
얼마 전 제가 받은 편지에 ‘hand me down clothes’와 관련된 글이 있었어요. Lauren(로렌)이라는 네 살짜리 꼬마의 말입니다. “I know my older sister loves me because she gives me all her old clothes and has to go out and buy new ones.(언니는 날 사랑해요. 왜냐하면 자기 옷 다 나 주고 새로 사러 가야 하니까요)” ‘hand me down clothes’가 사랑의 표시라는 이 꼬마, 정말 사랑스럽죠?
다시 영화로 돌아가면, 이제 말포이는 한술 더 떠서 해리에게 “some wizarding families are better than others(마법사 가문에도 격이 있어)” “You don’t want to go making friends with the wrong sort(수준이 떨어지는 쪽과는 친구 하지 않는 게 좋아)”라며 론을 노려봅니다. 론이 그 수준 떨어지는 쪽이란 거죠. 그리고 악수를 청하는데요, 우리의 해리는 말포이가 내민 손을 잡지 않습니다. 대신 “I think I can tell the wrong sort for myself, thanks (고맙지만, 누가 수준이 떨어지는지는 나도 알 수 있어)”라고 멋지게 반격합니다.
그런데 악당 말포이에게도 매력이 있나 봅니다. 배역을 맡은 톰 펠튼(Tom Felton)의 인기가 해리포터 역의 대니얼 래드클리프(Daniel Radcliffe) 못지 않다고 하는군요. 팬 메일은 주인공보다 더 많이 받는다고 하네요. 귀여운 외모와 독특한 카리스마 때문일까요? ‘bad boy with slicked-back hair’의 어른스러운 매력에 이끌린 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