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의 보고(寶庫)’ 중앙아시아에 가스관을 대려는 각국의 파이프라인 전쟁이 치열하다. 블라디미르 푸틴(Putin) 러시아 대통령은 12일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Nazarbayev) 카자흐스탄 대통령,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Berdymukhame dov)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만나 3국을 연결하는 총 2000㎞의 가스관 건설을 2012년까지 완공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푸틴은 러시아를 통하지 않는 독자적 가스관 건설을 추진해온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외교적 패배’를 안겼다.

◆러시아, 2배 이윤 노린 가스장사

투르크메니스탄의 확인된 천연가스 매장량은 2.9조㎥(세계 18위). 추정 매장량은 15조㎥를 넘는 세계 4위 가스 대국이다. 카자흐스탄에도 3조㎥의 가스가 매장돼 있다. 1000㎥당 100달러에 들여와, 러시아 가스관을 통해 서유럽에 230~250달러에 되판다. 푸틴은 이번 합의로, 투르크메니스탄으로부터 가스를 좀더 안정적으로 공급받겠다는 것이다.

◆EU, 러시아 영향력 감소 노려

미국과 EU는 어떻게든 중앙아시아 가스가 러시아를 거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천연가스 소비량의 25%, 수입량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EU는 러시아의 ‘에너지 협박’을 비난해왔다. 그래서 미국과 EU는 작년 5월 카스피해 연안의 아제르바이잔 바쿠~그루지야 트빌리시~터키 에르주름 간 총연장 692㎞의 남카프카스가스관을 완공했다. 또 이를 카스피해 해저로 투르크메니스탄과 바쿠를 잇는 라인과, 터키부터 오스트리아까지 연결하는 ‘트랜스카스피 라인(4000㎞)’을 만들어 가스 공급에 관한 러시아 입김을 차단하려 했다. 푸틴은 바로 이걸 ‘차단’한 것이다.

중앙아시아에는 러시아와 미국·EU 말고도, 중국과 인도가 각각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과 손잡고 2008년부터 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