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 뉴욕 맨해튼의 주택 임대 가격은 8.3% 뛰었다. 그런데도 계속되는 인구 유입으로 공실률(空室率)은 3.7%에 그쳤다. 맨해튼에서 방 1개짜리 아파트를 빌리려면 연소득 10만 달러, 방 2개짜리는 15만4000달러 정도의 소득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뉴요커가 이렇게 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직장을 아예 숙소로 사용하는 ‘오피스족(族)’마저 생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올해 초 대학을 졸업한 니나 루빈(Rubin·29·여). 스포츠 강사직을 구했지만, 비싼 임대료 탓에 집 얻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그는 동료들과 함께 직장 사무실을 숙소로 사용하기로 했다. 그녀는 사무실에 간이침대를 놓고 잠을 잔다. 침대 주위에 큰 타월과 침대시트를 걸어 사생활 공간을 확보했다. 사무실 책상을 침대로 사용하는 친구도 있고, 건물 옥상에 텐트를 친 사람도 있다. 루빈은 “나만의 자유공간이 있어서 지낼 만하다”고 말했다.
뉴욕대 3학년생인 케이트 하비(Harvey)와 친구 8명은 하비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맨해튼의 한 폭발물탐지회사 빈 사무실에서 산다. 회사가 계약이 만료되기 전에 이사를 나가면서 3개월간 비게 된 공간이다. 사무실을 주택으로 사용하면 소방법 위반이기 때문에 경비원에게는 인턴이라고 속였다. 사장실에 침대 3개를 놓고 파일 캐비닛을 옷장으로 사용한다. 부엌과 화장실도 각각 2개나 된다. 하비는 “여름엔 심지어 학교 도서관에서 잠을 자는 친구들도 많다”고 전했다.
일부는 사무실 외에, 기존의 방을 ‘불법’으로 쪼개서 쓴다. 드럼연주자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민디 아보비츠(Abovitz·27)는 뉴욕 브루클린의 3개짜리 방을 벽에 판자를 붙여 5개로 쪼개 5년째 4명의 친구와 산다. 출근 시간이면, 부엌과 화장실에 ‘교통체증’이 걸린다. 또 집주인에게 걸리면 소송에 휩싸일 수도 있지만, 임대료 부담이 낮아 아직은 모두 만족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