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전 10시30분. 출근 시간을 꽤 넘겼는데도 남부순환도로 예술의전당 앞 삼거리는 정체를 빚었다. 좌회전이나 유턴(U turn)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의 줄은 늘어만 났다.

주차장에도 이미 900여대 가까이 차량이 들어찼다. 공연장이 잠 자고 있던 아침 시간대를 깨워낸 ‘11시 콘서트’가 열리는 날이었다. 10일 공연을 앞두고 전당 직원들은 ‘11시 콘서트’ 홍보 안내물을 교체하느라 분주했다. 지난 달까지는 ‘김용배 예술의전당 사장·피아니스트 진행’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지만, 김 사장이 임기 3년을 마치고 피아니스트로 돌아가면서 ‘김용배의 11시 콘서트’로 이름을 바꿨다.

“오페라나 연극, 뮤지컬을 볼 때 객석 조명이 꺼지고 막이 열리기 직전의 설레는 마음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금방 막은 열리지 않고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이 때 울리는 음악이 바로 서곡입니다.”

MBC 라디오 ‘나의 음악실’을 만 4년간 맡았던 인기 진행자답게 따뜻한 말투와 차분한 진행은 여전했다. 관객들은 마치 라디오 방송을 듣는 듯, 편안하게 해설과 음악에 빠져들었다.

지난 2004년 9월부터 33회 평균 객석 점유율 90%를 기록하고 있는 ‘11시 콘서트’의 성공에는 이처럼 관객의 긴장을 풀어주는 김 전 사장의 해설이 숨어 있다.

2만원의 티켓으로 오페라·발레 갈라 장면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도 인기의 비결. 이날 공연에서도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80여명)과 안산시립합창단원(80여명) 등 160여명이 칼 오르프의 세속 칸타타 ‘카르미나 부라나’의 주요 대목을 들려줬다.

일반 콘서트에서도 좀처럼 공연되지 않는 곡을 과감하게 연주하며, 관객의 눈높이를 조금씩 끌어올리는 것도 다른 ‘해설 음악회’와 차별화하는 지점이다. ‘피아니스트’ 김용배씨는 “집에 가는 길에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CD를 샀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 관객들이 싫어할 때까지 이 콘서트를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11시 콘서트’는 매달 둘째 주 목요일에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