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하다가 갑자기 반지를 주면서 '나랑 살자'고 했죠. 그랬더니 흔쾌히 '예' 그러더라구요."

프로농구 창원 LG의 간판 포워드 현주엽이 11일 결혼을 발표했다. 오는 6월 21일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32년간의 독신 생활을 마감한다. 그의 무뚝뚝한 프러포즈를 받아들인 예비 신부는 박상현씨(29). 홍익대 불어불문과를 졸업하고 현재 신부수업을 준비 중인 재원이다.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고려대에서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한 현주엽은 지난해 11월 지인의 소개로 박씨를 처음 만났다. 현주엽은 만남이 반복될수록 마음씨가 곱고 인내심이 강한 박씨에 마음이 끌렸다고 한다.

현주엽은 "시즌이 시작되면서 자주 못 만나고 전화통화만 했다"며 "가끔 시간이 생길 때는 영화관에서 데이트를 즐겼다"고 털어놨다.

프러포즈는 시즌을 마친 뒤 지난 4월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했다. 그냥 저녁이나 먹자고 불러낸 뒤 깜짝쇼를 벌인 것. 현주엽을 마음에 두고 있던 박씨도 머뭇거림 없이 수락했다.

현주엽은 "운동선수인 나를 잘 이해해주고 운동에 더욱 전념할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었다. 다시 이처럼 착한 여자를 만나지 못할 거란 확신을 갖게 됐다"며 결혼을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이어 "해마다 동료, 후배들이 하나둘 장가가는 것을 보고 위기의식이 높아진 것도 한 이유"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결혼식은 최대한 평범하게 치를 예정이다. 친분이 있는 연예인도 가급적 부르지 않기로 했다. 사회는 일반인 친구가 보고 주례는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이 맡는다. 신혼 여행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며, 신접살림은 본가가 있는 수지의 아파트에 차린다. 현주엽의 아버지가 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에 가까이에서 모시기 위해서다.

현주엽은 지난 8일 시즌 중 부상한 왼쪽 무릎 수술을 받고 현재 입원 치료 중이다. 12일쯤 퇴원하고 나면 재활에 힘쓰면서 결혼 준비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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