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영(48) 전 청와대 혁신관리비서관이 자신의 딸을 서울체육고에 부정 편입시킨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9일 확인됐다. 경찰은 강 전 비서관 외에도 부유층이나 유력 인사의 자녀들이 서울체고에 부정 편·입학한 단서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강 전 비서관은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달 20일쯤 청와대에 사표를 냈다.

국가청렴위와 서울경찰청 등에 따르면, 강 전 비서관의 딸(17)은 고1 때인 지난해 9월 서울 모 여고에서 서울체고의’공기소총 사격 특기생’으로 편입했다.

경찰은 강 전 비서관의 딸이 사격 경험이 없는데도 편입을 위해 치르는 실기시험인 ‘전문기능검사’에서 ‘국가 대표’ 수준의 점수를 기록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강 전 비서관의 딸은 대회출전 경력도 없었다.

경찰은 지난달 강 전 비서관에게 소환을 통보했으나, 부인이 대신 나와 조사를 받았다. 강 전 비서관의 부인은 “딸이 사격 연습을 한 적은 없지만, 실기에서 높은 점수를 받게 된 경위는 모른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강 전 비서관이 학교 측에 딸의 점수를 조작하도록 청탁했는지, 금품을 제공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일부 부정 편·입학생들이 학교측과 짜고 대학 진학을 위해 입상 경력을 조작한 단서도 확보했다.

강 전 비서관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딸이 사격에 재능이 있다. 작년에 3개월 간 사격 연습을 하고 실기시험을 봤다”며 부인과 다른 주장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