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잘 풀 수 있는 논술 문제를 낼 것이다."

고려대학교 2008학년도 논술출제위원장 황현산 교수(불문학과)는 "지난달 7일 치른 모의고사 결과 2008학년도 논술 문제 유형을 확실히 결정했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에게 2008학년도 고려대 논술 대비 전략을 들어봤다.



2008학년도 고려대 논술은 어떤 식으로 출제되나

과목별 통합의 수준을 오히려 낮출 것이다. 작년에는 인문계에도 수리논술을 내는 등 통합의 수준이 꽤 있었다. 하지만 논술을 채점해 본 결과 학생들이 '통합논술'에 상당히 당황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교육 의존을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고등학교 공교육에서 배운 지식으로 해결 할 수 있는 통합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올해 인문계 논술에선 산수 수준의 수리가 나오는 정도다. 수학적 지식이 없어도 국어를 이해하고 숫자를 볼 줄만 알면 풀 수 있는 문제다. 한마디로 계산용이 아니라 '사태파악용 분석력' 수준이 필요할 것이다. 자연과학 쪽도 마찬가지다. 언어논술 비중을 상당히 낮췄다. 과학적, 논리적 사고를 측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200자 정도로 짧게 서술하는 문제를 여러 개 낼 계획이다.


문제는 어떤 형식으로 나오나

지난달 7일 모의고사를 치렀다. 그 형식 그대로 낼 것이다. 문제 형식을 제시해 학생들이 갈팡질팡 하는 것을 막고자 했다. 첫 번째는 긴 글을 요약하는 것이다. 글을 이해하는 것, 핵심을 파악하는 것, 분석력 등을 한꺼번에 측정하는 문제다. 이번 모의고사에는 원고지 30매 정도의 글을 주고 4장으로 줄이라는 문제였다. 두 번째 유형은 짧은 글을 주고 '이 글에 비춰 설명하라'는 형식이다. 이번 모의고사에는 '기업체의 광고 전략이 소비자를 어떻게 호도하고 있는가'라는 지문을 읽고 '빵집이 다섯개 있는 동네' 라는 시를 해석하라는 문제였다. 세 번째는 통계자료를 분석하는 문제다.


교과서는 어느 정도 반영하나

자연계에서는 교과서에서 문제를 많이 뽑아 온다. 하지만 각 선택 과목이 다를 수 있는 과학 2부분에서는 내지 않는다. 인문계에서는 교과서 지문을 그대로 내지 않는다. 교과서 지문들이 서술력이 약하고 너무 밋밋한 경향이 있다. 제시하는 예시문들이 교과서의 지문을 넘어설 수 있지만 교과서에서 배운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으면 풀 수 있는 내용만 낸다.


채점위원들이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은 무엇인가

문제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요약하라고 했는데 설명만 계속 하는 학생이 많다. 문제에서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은 기본이면서도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는 서론, 본론, 결론이라는 형식에 너무 얽매이지 마라는 것이다. 글에는 논리의 고리가 있다. 글을 쓰면서 논리의 고리를 잘 지킨다면 서론-본론-결론의 형식이 생기기 마련이다.

세 번째, 학생들은 창의성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창의성이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생각을 좀 더 깊이 하는 것'이다. 주어진 자료를 가지고 통찰력을 보여주면 된다. 에디슨과 그의 선생님 일화를 예로 들겠다. 에디슨은 선생님이 "1더하기 1은 2"라고 하자 "물방울 2개를 더하면 2가 아니라 1이 된다"고 반박했다. 여기서 누군가 "둘 다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답은 1.5"라고 하면 어떻겠는가. 둘 다 만족 시킬 수 없는 최악의 해결방법이다. 하지만 여기에다 '무게'라는 개념을 넣어서 "1g짜리 물방울을 1개 더하면 2g"이라고 설명해보자. 에디슨과 선생님 모두를 이해시킬 수 있게 된다. 여기서 '무게'라는 개념을 더하는 능력이 바로 '창의력'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어떻게 논술 준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

교과서를 봐야 한다. 하지만 그냥 눈 앞의 것만 보고 하지말고 사회 현상도 함께 생각하면서 폭넓게 공부할 것을 권한다. 경제, 사회 과목 등 교과서에 설명해 놓은 '개념'을 확실히 알고 넘어가야 한다. 이런 개념들이 '어디서부터, 누구의 머리에서 나왔는가'를 알아야 한다. 자연계 학생들은 모든 현상을 과학적, 수리적으로 바라보는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폭포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속도와 무게를 떠올리는 식이다. 일상에서 훈련하는 수밖에 없다.


고대는 고전 지문을 선호하는 편인가

지문은 저술의 가치를 인정 받은 것을 사용한다. 그렇다고 해서 고전을 특별히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생산적인 지문'이면 사용한다. 사회적인 현상들에 관계돼 있고 폭넓게 사용되는 지식을 담고 있는 지문이 좋은 글이다. 시사적인 지문은 내지 않지만 알고 있으면 문제 해결에 도움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