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J어학원 강의실. 초등학생 6명이 헤드폰을 끼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송도국제학교 대비반’의 온라인 수업 시간이다. 이날 과제는 영어 문장을 듣고 직접 써보기. 어린 학생들은 헤드폰에서 원어민이 녹음한 영어 문장이 흘러나오기 무섭게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내년 9월 개교하는 송도국제학교 입학 열풍이 벌써부터 뜨겁다. 미국과 영국 최고 사립교육기관에 버금가는 교과과정이 도입될 것이란 기대에 학부모들이 일찌감치 준비에 나섰다. 국내 최초의 외국교육기관인 송도국제학교는 부설 유치원과 초·중·고교(12년제) 교육 과정을 갖추고 학생 2100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수업은 세계 각국에서 채용된 전문 교사들이 영어로 한다. 정원의 30%까지 내국인 입학이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내국인의 입학 조건이나 전형절차는 물론 학년당 정원 할당, 모집 요강 모두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도국제도시에는 지난해 말부터 영어전문학원이 속속 들어서기 시작, 현재 7~8개가 성행하고 있다. 학원들은 초등학생과 중학생 대상 송도국제학교 예비반을 편성, ‘스파르타식’ 영어 수업을 하고 있다.

J어학원은 지난 3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30여명으로 5개 반을 편성했다. 학생들은 월~금요일 하루 2시간씩 수업을 듣는다. 모두 영어 듣기와 쓰기, 어휘 등 까다로운 테스트를 통과한 학생들로, ‘영어로 토론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한다. 한두 명을 제외하곤 모두 해외 체류 경험이 없는 ‘순수 토종’ 학생들이다.

이 학원 김현화 원장은 “각 반마다 외국인 교사 한 명에 한국인 교사 2명을 배정해 발음·청취·회화·독해 등 총체적 영어 수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에세이(수필) 쓰기, 그림 보고 영어로 묘사하기, 영자신문 읽고 영어로 토론하기 등을 훈련한다.

인근 L학원은 지난 1월 초등학생만으로 국제학교 대비반을 개설했다. 현재 수준별로 3개반을 편성,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 2시간씩 영어토론식 수업을 진행한다. 역시 토익브릿지, 영어인터뷰 등 자체 테스트를 통과한 학생들이다. L학원 장동항 원장은 “이 근처 학원들은 특목고를 준비하는 것처럼 거의 다 국제학교 대비반을 운영한다”고 했다. 근처 Y학원도 영어로 말하기가 가능한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국제학교 대비반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학부모들 관심도 뜨겁다. J어학원 노성근 이사장은 “한 달 평균 20~30통의 문의전화가 오고, 서울 강남과 경기도 성남·용인 등에서도 ‘주말반을 따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해온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딸을 둔 김모(38)씨는 “송도 국제학교 1년 학비가 2000만원이라지만 얼마라도 상관 없다”고 했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최모(35)씨는 “너무 어릴 때 유학 보내는 것도 불안하고, 남편을 기러기 아빠 만들기도 싫은 나 같은 사람에게 국내에서 유학 간 효과를 볼 수 있으려면 국제학교만 한 데가 없지 않으냐”라며 “학원만 보내는 걸로는 불안해서 회화만 따로 과외를 시켜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