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자리에서 동료 직원에게 술을 강요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법원이 직장 내 회식자리에서 집에 일찍 못 가게 한 채 술 마시기를 강요한 직장 상사에게 3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J(여·30)씨는 2004년 3월 온라인 게임 제작업체 W사에서 면접을 본 후 최모(39) 부장과 함께 ‘술 면접’을 보러 갔다. J씨는 “맥주는 2잔 정도 마시고 소주는 전혀 못한다. 위가 좋지 않다”고 밝혔지만,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신 뒤에야 합격했다.
직원들은 인사권을 가진 최 부장의 지시로 일주일에 2번 이상 회식자리에 전원 참석했다.
J씨가 “정말로 아파서 못 먹겠다”며 양주에 물을 섞어 마시려 하면, 최 부장은 “마실래 아니면 나한테 쪼임을 당해 볼래”라며 술을 강요했다. 결국 J씨는 술 때문에 위염과 편두통, 음식을 먹은 후 구역질이 자주 나 치료를 받았고, 4년간 사귀던 남자 친구와도 헤어졌다.
서울고법 민사26부(재판장 강영호)는 J씨가 최 부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700만원을 지급하라”는 1심을 깨고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인사권을 가진 최씨가 주 2회 이상 회식자리를 마련해 다음날 새벽까지 술을 마시게 하며 집에 못 가게 강요한 것은 J씨의 인격적 자율성을 해치고, 근무시간 이외에는 여가를 자유롭게 향유할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정신적 고통을 준 불법행위”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