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유난히 좋아했던 우리 아이들은 집에서 책만 붙들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집 밖 마당과 인접해있는 작은 풀숲은 아이들의 좋은 놀이터였다. 이곳에서 신나게 놀면서 마주치는 벌레, 풀, 나무가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아이들은 빈 병에 벌레와 풀을 넣어 와 백과사전을 뒤적이며 확인하곤 했다. 아이들의 관심은 단순히 벌레의 이름이나 특징을 확인하는 단계에서 발전해 기후나 지역적 특성으로 넓어졌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자연현상의 신비를 이해하는 것은 아주 신나는 일이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책은 우리 아이들을 과학박사로 만들어 주었다.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과 책을 통해 만들어진 지식은 비록 효과가 금방 나타나진 않지만 암기와 문제풀이식 지식과는 견줄 수 없는 명품 지식이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읽은 문학, 역사, 과학, 미술사 등 다양한 영역의 책을 통해 배경 지식을 쌓고, 이는 교과 공부에 큰 힘이 된다. 독서 습관은 배경 지식뿐만 아니라 집중력, 사고력, 창의력과 자기 주도적 학습 습관을 키워준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복잡하고 어려운 개념이나 원리를 쉽게 이해하고, 주요 교과영역을 두루 좋아하게 된다. 특히, 초·중학교 때 사교육을 통해 선행학습을 하지 않았어도 두 아이가 수학을 어려워하지 않고 잘 했던 이유도 독서에 있었다고 확신한다. 독서를 통해 사고력을 키운 아이들은 복잡한 수학적 개념이나 원리에 대한 이해가 빠르다는 것이다. 일찍부터 반복훈련을 통하여 연산능력만 키워 줄 경우 아이들이 학년이 올라가면서 어려운 개념에 맞닥뜨리면 어려워하고 쉽게 포기할 수도 있다.

입시 열풍 속에서 언제까지 아이가 독서에 집중해야 하는가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우리 아이들의 경우 중학교 때 전교 최상위권 석차에 연연해하지 않았고, 학원에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아 중학교 때까지 책(영어, 한국어)을 많이 읽었다.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은 두 아이가 나중에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수월하게 SAT 관련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강명희(덕성여대 교수)·두 아들 모두 대원외고를 졸업하고 미국 프린스턴대와 듀크대에 재학 중

부모들에게 권하는 독서지도법

1. 영아기 때부터 부모와 책 읽는 시간을 갖는다. ―어릴 때부터 엄마(아빠)와 늘 책을 접했던 아이는 한글훈련을 받지 않아도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글자를 통으로(chunking) 읽게 되기 때문에 한글을 쉽게 터득하게 되고 독서를 좋아하게 된다.

2. 독서하는 집안 환경을 만든다. ―우리는 지금도 안방을 독서방으로 쓰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늘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3. 독후감 쓰기를 강요하지 않는다. ―글쓰기는 어른들도 썩 내키지 않는 일이다. 하물며 아이가 책을 읽을 때마다 독후감을 써야 한다면 독서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학교에서 하는 독후감 쓰기 수업활동에 충실하면 된다.

4. 인터넷이 아닌 책을 통해 정보를 찾는 습관을 갖게 한다. ―특히 초등학생일 때는 책을 통해 정보를 얻는 가운데 좋은 독서습관을 갖게 된다.

5. 책벌레의 게으름을 경계한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바로 독서에 빠져 학교 숙제나 준비물 등을 챙기는 일을 소홀히 해 무척 애를 먹었다. 해야 할 일을 먼저 해놓은 후 책을 읽는 습관을 갖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