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야당은 물론이고 여권 대선주자들까지 비난하자, 여권 내부에서 이에 대한 반발이 일어나면서 ‘전면전’을 한다고 한다.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해체를 파괴의 정치라고 하자, 열린우리당 일부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대통령에 반격하면서 탈당하겠다고 나섰다.

벌써 오래 전에 시작된 이 여권 내부 소동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결말을 보일 것인지는 이미 다 드러나 있다. 앞으로 열린우리당엔 親盧派친노파만 남을 것이고, 나머지는 탈당해 민주당과 합치려고 할 것이다. 일단 친노파 대선후보, 脫盧派탈노파 대선후보 등 서너 명이 출현했다가 선거 막판에 다시 하나로 합쳐본다는 시나리오다. 그래야 열린우리당 색깔을 빼고 최소한 내년 총선에서 국회의원 자리라도 건져볼 수 있겠다는 계산이다.

궁금한 것은 갈 사람 가고 남을 사람 남으면 될 것을 왜 이렇게 몇 달을 지지고 볶느냐는 것이다. 어차피 간판만 바꿔 다는 쇼인데 무슨 다툴 거리가 있다고 “구멍가게도 못할 사람들” “대통령이 람보냐”면서 매일같이 티격태격하는지 모를 일이다.

대통령이야 자기가 만들다시피한 당이 줄어들게 됐으니 당장은 화가 날 만도 하다. 그러나 제 살길 찾아 탈당하려는 사람들은 왜 화를 내는지 알 수가 없다. 대통령의 핍박을 불러와 거기에 대들면서 탈당하는 것이 그래도 가장 그럴 듯한 모양새라는 생각에서일 것이다. “청와대에 우리를 죽이려는 대책반이 있다더라”고 알리는 대선주자 진영도 나왔다. 고발인지 홍보인지 알쏭달쏭하다. 앞으로 ‘전면전’을 외치면서 대통령에게 부딪힌 후 그 반동으로 死地사지를 빠져나가려는 행렬이 이어질 것이다.

이 연극의 가장 큰 문제는 그 속사정을 국민들이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같은 편인 배우들이 억지로 싸우는 것을 보면서 감동받을 관객은 거의 없다. 그래도 그 중에 눈길을 끈 대사 한마디는 있었다. 당 잔류파 의원 한 사람이 탈당파 대선 주자들을 향해 “권력이 강할 때는 장관 하고 ‘예스맨’ 하다가 권력이 저물자 갑자기 ‘노맨’ 하느냐”고 던진 질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