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즐겨보는 ‘개그콘서트’나 ‘웃찾사’에서 시청자들의 반응을 얻지 못하는 코너는 바로 퇴출된다. 교육에서도 마찬가지일 듯싶다. 학원 강사들도 학생들의 ‘반응’이 시원찮으면 곧바로 아웃된다. 웃음이 없는 프로도, 영양가 없는 강의도 모두가 고통이다. ‘퇴출’은 당연한 것이다.
단 5분을 웃기기 위해 개그맨들은 꿈속에서도 아이디어를 찾고 미친 듯이 피눈물 나는 연습에 올인한다. 그러나 성공해 봐야 자칫 몇 개월 동안뿐이기 쉽다. 시청자들은 새로운 도전자에 의해 ‘옛 스타’들을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어간다.
그렇다면 학원 강사들은 어떨까? 적게는 월~금 매일 5시간씩 ‘월 100시간’에서, 많게는 매일 8시간씩 ‘월 160시간’ 수업을 한다. 주말 수업과 보충수업 시간은 포함시키지도 않은 수치이다. 최근에는 야식도 제공하는 ‘밤샘 특강’도 등장했다. 이 모든 것은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준다’는 이미지를 심는, 일종의 마케팅이다. “요즘 왜 그렇게 결석이 잦아요?” “영어 땜에 스트레스 많이 받죠? 그래도 내일을 향해 함께 뛰어요” 같은 문자메시지를 수강생들에게 보내는 것은 기본이다.
학원강사는 수강생 수가 수십 명에서 수백 명, 심지어 소규모 학원 하나 차릴 만한 1000명대까지 있다. 그들과는 최소 ‘한 달’ 인연에서 ‘3개월’ 정도까지 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매월 수백 명의 ‘새로운’ 얼굴들을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그러나 공교육을 생각하면 눈물 날 정도로 부럽다. 몇 십, 몇 백 학생들이 한두 달이 아닌 일 년 내내 고사리 같은 알록달록 ‘같은 얼굴들’이니 얼마나 귀엽고 정이 가고 마음껏 교육을 베풀고 싶겠는가? ‘강사와 소비자’와 ‘스승과 제자’는 ‘격’이 다른 것이다. 부럽기만 하다.
그럼에도 사교육 현장과 비교하면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공교육의 권위가 날이 갈수록 추락하는 광경을 지켜보며, 사교육보다 공교육 그 자체의 경쟁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결론에 나는 도달하게 된다.
가수가 오락프로그램에 나와 인지도를 높일 수는 있겠지만 일단은 쇼 무대에서 노래를 불러 인정받는 것이 그 순서이다. 개그맨은 잘 웃겨야 하고, 기업인이라면 어떻게든 많은 이윤을 창출하는 게 첫째다. 마찬가지로 영어 선생님은 일단 영어를 잘 가르쳐야 하고, 수학 선생님은 수학을 어떻게 가르치면 학생들이 더 잘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과연 오늘날 공교육 교단에 선 선생님들이 학원강사들에 비해 강의 준비나 성실성 등의 항목에서 어느 정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
“영어 단어 하나보다 학교 선생님으로서 가르쳐야 할 인성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지식교육과 인성교육이 꼭 그렇게 무 자르듯 나뉠 수 있는 것일까 의심하게 된다. 열정을 다해 뭔가를 가르치고 안겨 주려는 선생님을 통해 감화 받는 것 그 자체가 학생들에겐 크나큰 산 교육이 된다. 그것이 교육이다.
사교육에서 강사들의 수입은 수강생 수에 비례한다. 그래서 억대 연봉 강사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시간만 때워도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제였다면 턱도 없었을 것이다. 공교육도 인센티브를 접목시키면 당장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인센티브 방안은 무궁무진하다. 다만 그걸 받아주지 않으려 하기에 우리나라 공교육은 아직 요원하다는 것이다. 오늘도 사교육 시장에서는 한 달 만에 짐 싸고 쫓겨나는 강사도 많고, 몇 달 안에 폐업하는 학원들도 즐비하다. 이 모두가 실력과 경쟁력,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