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사단 중대장 자살

지난달 30일 장교 숙소에서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된 육군35사단 중대장 최모 대위(28)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병원에서 꾸준히 우울증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을 파악해야 할 군 당국이 주요 보직인 병기와 탄약을 관리하는 예하부대 중대장으로 발령낸 것은 장교 인사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2일 육군35사단과 의료당국에 따르면 숨진 최 대위는 부대 전입 전인 장성상무대 이전부터 우울증 증세을 앓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최근에는 부대와 가까운 전주의 모 병원에서 우울증 약을 처방받아 복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은 최 대위가 숨지기 20일 전인 지난달 10일자로 35사단에 전입했다고 전했다.

35사단 지휘부의 한 관계자는 "최 대위가 사망하기 전까지 우울증이 있었는지 몰랐다"며 "숨진 이후 책상에서 우울증 약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부대 측은 최 대위가 숨지고 나서야 이같은 사실을 인지했을 뿐만 아니라 전임 부대로부터도 이같은 사실을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인사관리상 허점이 노출됐다.

더구나 35사단장은 최 대위가 사망한 당일 기자들을 대거 초청해 자신의 부임 1주년을 기념하는 자축성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방송.통신.신문사 기자들이 대거 모인 간담회 자리에서 조차 사망사고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이 "장병들 자기계발에 힘쓰고 있다"고 홍보에만 열을 올리기도 했다.]

군 정보통인 한 예비역 장교는 "우울증 환자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고 중요 보직을 부여한 것은 납득키 어려운 부대관리"며 "더구나 부대 장교가 목숨을 끊은 상황에서 자신의 취임1주년을 자축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35사단 한 전역사병은 "총기를 소지하는 군인이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는 것은 더 큰 사고가 났을 수도 있다는 끔찍한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