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도 보고 싶고, 지하철도 타고 싶어요.”
1일 오후 고군산군도에서 군산으로 향하는 여객선 안. 무녀도초등교 4년생인 10살 민석이는 들뜬 표정으로 여행의 부푼 꿈을 펼쳐놓았다. 책과 TV로만 만나던 서울을 처음 여행하게 된 것이다. 며칠 사이 수업 시간에도 서울 이야기만 나오면 끝없이 선생님께 되물었다.
같은 학년 은빈이와 5학년 지민이도 서울 여행은 처음이었다. 뱃길로 군산까지는 나가봤지만, 걸어서 1시간 반이면 돌아보는 무녀도가 아이들의 생활 터전이었다. 망망한 바다 가운데 떠 있는 무녀도는 초등학생이라야 모두 12명으로, 단조롭고 심심했다.
전북의 섬 아이들이 2~3일 서울 나들이에 나선다. 전북 군산시 개야·어청·무녀·비안·선유·신시·야미도와 부안 위·식도 초등생 가운데 4~6년생 83명이 모두 동행하는 여행이다. 고군산 등 군산의 섬 아이들은 1일 오후 여객선 편으로 군산에 도착했고, 위도·식도 아이들은 2일 아침 배로 섬을 나선다.
아이들은 2일 오전 익산역에서 KTX를 타고 서울로 향한다. 기차에서 점심을 먹고, 용산역에 내려 광화문 네거리 교보문고로 향한다. ‘내 맘에 쏙 드는 책 고르기’를 주제로 강연을 듣고, 선사 받은 도서상품권으로 읽고 싶은 책을 고른다.
여행은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과 남산타워에서의 서울 야경 구경으로 이어진다. 3일엔 서울~임진강을 왕복하는 경의선 열차에서 독서에 관한 강의와 퀴즈, 마술쇼 등이 진행된다. 아이들은 3일 저녁 KTX로 익산에 내려와 4일 배편으로 일상에 돌아간다.
간행물윤리위원회와 전북도가 전북의 섬 어린이들을 ‘동시·동화가 흐르는 기차여행’에 초대했다. 전북에서의 일정은 전북도가, 기차 및 서울여행 일정은 간행물윤리위원회가 후원했다. 무녀도초등교 이호준 교사는 초대해 준 두 기관에 감사하면서 “서점도 학원도 없는 섬 아이들에게 이번 여행은 넓은 세상을 향해 꿈을 키우고 책을 가까이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