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졸업생 進路진로, 교육과정, 학교시설 현황 같은 정보를 학교 단위로 1년에 한 차례씩 공개토록 하는 교육정보공개특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교육정보공개법의 핵심은 수능이나 전국 학력평가에서 드러나는 학교 교육성과의 공개 여부다. 그러나 이 같은 교육정보공개법의 시행령을 통해 학업 성취도 공개의 범위와 내용을 구체화해야 할 교육부는 벌써부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 있다. “학교별·지역별 서열이 드러나지 않도록 시행령에서 구체적인 공개범위와 자료 가공방법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학력평가 자료를 시·군이나 학교 단위로 비교할 수 없게 만들겠다는 뜻이다. 결국 교육정보공개법의 제정 취지를 시행령을 통해 지워버리겠다는 말이다.

교육부는 학력정보를 공개하면 학교 간 실력差차가 드러나 序列化서열화된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서열화될까 봐 공개 못하겠다는 것은 실력차가 실제로 있다는 뜻이다. 이런 교육부의 태도 때문에 학부모와 학생들은 자기 자식과 본인이 다닐 학교의 교육능력을 알지도 못한 채 눈먼 사람 문고리 잡듯 학교를 고를 수밖에 없었다. 교육부는 그러면서도 학교의 전체 학력 수준이 어떻든 간에 4% 안에 들면 내신 1등급이고, 11% 안에 들면 2등급으로 정하라는 ‘指令지령’만 내려왔다.

교육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것은 그렇게 해야 학교와 교사가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학원 강사는 학생 졸음방지용 30초짜리 유머 하나를 준비하려고 몇 시간씩 인터넷을 뒤지기까지 하면서 기를 쓰고 경쟁한다. 학교라고 그렇게 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학교 선생님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열심히 실력을 쌓고 정성을 다해 가르쳐야만 公敎育공교육이 살아난다. 그러면 그럴수록 사교육의 마당도 좁아지게 된다. 이것이 교육 정상화다. 서울고법이 지난달 27일 “사교육 의존을 개선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정확한 자료를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면서 수능과 학업성취도 평가자료를 공개하라고 판결한 것도 같은 취지였다.

지금의 교육부에 교육정보공개법 시행령 제정을 맡겨두면 국회의 입법 취지를 완전히 無力化무력화해 버릴 게 뻔하다. 국회가 법 제정의 實效실효를 거두려면 교육부의 시행령 제정까지 전 과정을 철저히 감시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