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의 지지 모임인 ‘선진평화포럼’이 30일 창립기념식을 갖고 발족했다.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한 지 40여일 만에 독자세력화의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손 전 지사의 지지자 700~800여명이 몰려 사실상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격려사를 통해 “저와 함께 여러분이 사라진 ‘진짜 정치’를 되찾아오자”며 “선진과 평화의 깃발 아래 이 땅의 모든 양심적인 정치 지도자와 지식인, 문화인, 기업인,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게 하자. 정치적 시간표를 보지 말고 국민의 시간표를 보자”고 했다. 그는 “오늘 ‘융화동진(融和同進·모두 화합해 함께 전진함)의 정치’를 제안하겠다”며 “이념·지역·남북이 융합하고 조화를 이루는 삼융(三融)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 전 시장의 ‘시베리아 발언’을 겨냥, “새로운 정치를 위해 거친 광야로 나선 뒤 시베리아보다 훨씬 더 추운 동토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지금 제 가슴은 뜨겁게 타오르고 어느 때보다도 평화롭고 기쁨에 설레어 있다”고도 했다.

이삼열 한국유네스코 회장은 축사에서 “새로운 정치를 이룰 국민 정당을 탄생시킬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약속을 지켜달라. 대통령이 안 돼도 미래 정치에 이바지하겠다는 일념으로 투쟁하면 역사 속에서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포럼은 이날 이종수 한성대 교수, 권영례 방송대 교수, 만화가 이현세씨, 화가 임옥상씨 등을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또 박형규 목사, 김지하 시인, 소설가 황석영씨 등 고문단을 비롯, 명진 스님, 김화태 신부, 김병종 서울대 교수, 전하진 인케코퍼레이션 대표, 이규형 영화감독 등 각계 인사 700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손 전 지사는 포럼을 기반으로 이달 말이나 6월 초까지 정치권·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을 규합한 뒤 정당의 전초 단계 격인 ‘선진평화연대’를 출범시켜 범여권 대선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이에 앞서 1일 전남대를 시작으로 2일 경북대, 3일 부산대를 돌며 특강 정치를 재개하고, 9일부터는 3박4일 예정으로 북한을 방문한다. 이달 중순부터는 본격적으로 지역조직 구축에 나서고, 정치권과도 접촉면을 늘릴 계획이다.

손 전 지사는 이날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정치권과의 관계 설정도 차근차근 해 나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범여권 대선후보 연석회의에 참여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제의를 받은 바 없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