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일행이 지난달 8일 저녁 서울 북창동 S유흥주점 종업원 5명을 납치해 폭행한 것으로 알려진 장소는 등산객들이 붐비는 등산로 입구의 신축건물(지상 3층·지하 1층) 공사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 청계산 기슭에 있는 이 공사장은 청계산 입구 옛골에서 산쪽으로 약 1km 정도 떨어진 이수봉 코스 등산로 쪽에 위치해 있다.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등산객들이 지나가고, 주변에 상인들이 많은 곳이다.

50일 전쯤 보복 폭행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이 공사장 지하 1층은 지금도 천장에 파이프가 드러나 있고 시멘트 봉지와 플라스틱 의자, 나무 합판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건물 옆에는 카페, 한식당, 중국식당이 영업 중이며, 일요일인 29일 주변은 많은 등산객들로 붐볐다.

S유흥주점 종업원들은 이 건물 지하 1층에서 김 회장과 경호원들에게 맞았다고 진술했다.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2)씨는 “그날 밤 9시 넘어서 승용차 4~5대가 공사 현장 쪽으로 올라가는 것은 봤다”고 말했다. 차 1대에 3~4명이 탔을 경우 최고 16~20명 정도가 왔다는 얘기다.

한 주민은 “밤 10시쯤 차량 소리가 나서 베란다를 통해 봤더니 검은색 차가 5대 정도 지나가고 있었다”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서 겁이 나 집밖으로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음식점 종업원은 “8일 밤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공사 중인 건물 주위를 싸고 있기에 ‘여기서 뭐 하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별 일 아니니 상관하지 말라’며 가로막았다”고 말했다.

종업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지난달 8일 밤, 공사장 지하 1층 어두운 공간에서 검은 장갑을 낀 김 회장이 “내 아들이 눈을 맞았으니 너도 눈을 맞으라”며 종업원의 눈을 집중적으로 폭행했다는 것이다. 김 회장 일행은 현장에서 전기 충격기와 쇠파이프도 소지했으며, 일부 경호원은 “손목을 잘라버리겠다”고 협박했고, 삽으로 흙을 파면서 “땅에 파묻어 버리겠다”고 겁을 줬다고 종업원들은 말했다. 29일 공사장 현장에는 실제로 삽과 모래 더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