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25 재·보선에서 참패한 뒤 책임 攻防공방과 지도부 사퇴를 놓고 시끄럽다. 지도부 안에서는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방법으로 대선 후보 경선에 ‘오픈 프라이머리(국민개방 경선제)’를 도입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모두 부질없는 논란들이다. 국민이 한나라당에 매를 든 것은 별 實權실권도 없는 당 지도부가 잘못해서도 아니고 이러저러한 경선방식 때문도 아니다. 여론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가 선거 후 ‘한나라당의 패배 이유가 뭐냐’고 물어 봤다. 가장 많은 응답자(36.3%)가 “선거비리와 공천 갈등 때문”이라고 했다. 두 번째(25.5%)가 “두 대선주자 간 갈등”이었다. 국민 눈에 비친 지금 한나라당 모습은 부패한 정당이 마치 밥이 다 된 것처럼 서로 먹겠다고 물고 뜯는 것이다. 그런 당이 한미 FTA, 전시작전권 같은 국가 현안이 불거졌을 때는 어디에 숨었는지 존재도 잘 보이지 않았다. 이것이 패인이다.

국민은 이제 한나라당의 부패 스캔들엔 진저리를 칠 지경이다. 지난 대선 때 800억원이 넘는 불법 대선자금을 받았다가 들통난 게 불과 3년 전이다. 그때 한나라당은 공터에 천막을 치고 지내면서 국민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더니 총선에서 延命연명에 성공하자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또 억대 돈 공천 사건을 일으켰다. 이번 선거에서도 어김없이 돈으로 공천을 따려 들고 돈으로 무소속 후보를 매수하려 들었다. 거기에 의사협회의 돈 로비 의혹까지 터졌다.

이 당에서 부패는 일부 잘못된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당 전체에 체질로 굳어진 게 아니냐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물 위로 드러난 한나라당의 부패사건은 氷山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는 얘기다. 작년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적발된 돈 공천 사건은 전체의 10분의 1도 안 될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었다. 물위에 나온 빙산을 아무리 깎아내도 물밑에 몸통과 뿌리가 그대로 있는 한 비리는 끊임없이 솟아나올 수밖에 없다. 癌腫암종 덩어리를 안고 사는 환자의 末路말로는 정해져 있다.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집권해서 부패하려면 집권해선 안 된다”고 했다. 썩은 냄새 진동하는 정당에 국민이 정권을 맡길 리도 없으니 그런 걱정은 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