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 차이나타운에서 활동하던 중국동포 폭력조직 ‘연변흑사파’ 3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국내에 체류 중인 해외동포가 스스로 조직이름까지 붙여가며 조폭 활동을 하다가 적발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경찰은 26일 중국 옌볜 출신들로 폭력조직을 만들어 다른 폭력조직원을 폭행하고 유흥업소 등을 상대로 돈을 빼앗은 혐의로 양모(38)씨 등 7명을 구속하고, 최모(44)씨 등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양씨는 중국 거대 폭력조직 중 하나인 ‘흑사회’ 행동대장으로 중국 옌볜 지역에서 활동하다 2001년 7월 입국했고, 2005년 7월 가리봉동에서 중국동포 출신 불법체류자 등을 모아 연변흑사파를 결성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양씨 등은 지난해 12월 25일 오전 2시 가리봉동의 한 포장마차 앞 노상에서 다른 중국동포 조폭인 ‘흑룡강파’ 조직원 이모(30)씨를 납치, 흉기로 발목을 찔러 중상을 입히는 등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9명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양씨는 경찰조사에서 “지난해 12월 중순 가리봉동 세력다툼 과정에서 흑룡강파 조직원에게 흉기로 배를 찔렸다”면서 “이를 복수하기 위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지난해 5월부터 올 3월까지 10차례에 걸쳐 유흥업소 주인들에게 “잘 관리해 주겠다”며 250여 만원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가리봉동의 일부 업주들은 이들이 두려워 칼에 뚫리지 않는 방검복(防劍服)을 입고 영업을 하고 있다.
가리봉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이들은 평소 발목과 등 뒤에 칼이나 도끼를 숨기고 다니면서 사소한 시비에도 흉기를 휘두르고 장사하는 사람들을 위협했다”며 “중국동포들은 피해가 극심한데도 보복이 두려워 피해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