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 재·보선 개표 결과, 국회의원 선거는 초반부터 우열이 드러나 싱겁게 끝났지만 시장·군수·구청장 선거에서는 무소속이 예상 외의 돌풍을 일으키며 한나라당 후보들을 꺾는 이변(異變)이 일어났다.

◆국회의원 보선 3곳 초반 우열 판가름

국회의원 보선 지역은 개표 시작과 함께 쉽게 결론이 났다. 대전 서을(乙)에서는 초반부터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한나라당 이재선 후보를 크게 리드한 끝에 61% 대 37%로 승리했다. 전남 무안·신안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민주당 김홍업 후보가 무안군수 출신인 무소속 이재현 후보와 양자 대결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여유 있게 금배지를 달았다. 열린우리당이 유일하게 후보를 낸 경기 화성은 한나라당 고희선 후보가 개표 초반부터 60% 가까이 득표, 일찍 대세를 확정지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 등 주요 당직자들이 25일 서울 염창동 당사에 나와 TV 개표방송이 한나라당 참패 쪽으로 기울자, 심각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시장·군수·구청장 6곳 무소속 돌풍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6곳의 기초단체장 선거 ‘전승(全勝)’을 목표로 삼았으나 개표 결과 무소속 돌풍으로 맥없이 무너졌다. 서울 양천구청장 선거에서 직전 구청장이었던 무소속 추재엽 후보가 개표 초반부터 50% 이상 득표해 당선됐으며, 국회의원 출신인 한나라당 오경훈 후보는 39%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한나라당은 강세 지역인 양천(원희룡 의원 지역구)에서 참패한 것을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동두천 시장 선거에서는 무소속 오세창 후보가 37.6%를 얻어 32.4%에 그친 한나라당 이경원 후보를 눌렀다. 경기 양평군수 선거의 경우 무소속 김선교 후보가 42%를 득표해 39%를 득표한 한나라당 강병국 후보를 이겼다. 가평군수 선거에서도 무소속 이진용 후보가 55%를 얻어 45%에 그친 한나라당 조영욱 후보에 승리했다. 경북 봉화군수의 경우도 전 군수인 무소속 엄태항 후보가 한나라당 우종철 후보를 42% 대 36%로 이겼다.

반면 충남 서산시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유상곤 후보가 접전 끝에 806표 차이로 힘겹게 무소속 이복구 후보를 눌렀다.

◆열린우리당 또 전패

이번에 국회의원 선거 1곳, 광역의원 선거 3곳에 후보를 낸 열린우리당은 한 군데서도 우세를 보이지 못했다. 경기 화성에서는 박봉현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에 크게 뒤졌고 서울 송파, 광주 남구, 충남 금산 시·도의원 선거에서도 당선권에 근접조차 못했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민주당 후보가 등록하지 못한 광주 남구 시의원 선거에 혹시나 기대를 걸었으나 무소속 후보에 크게 뒤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2005년 재·보선 이후 후보를 낸 지역에서 광역의원 이상에서는 한 곳도 승리하지 못하는 불명예 기록을 이어갔다.

◆한나라, 텃밭서도 참패

한나라당은 국회의원 3곳, 기초단체장 6곳, 광역의원 9곳 모두에 후보를 냈으나 승리한 곳은 국회의원 1곳, 기초단체장 1곳, 광역의원 3곳뿐이었다.

한나라당 텃밭인 대구에서 그것도 강재섭 대표의 지역구인 서구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시의원 선거에서 패배했다. 대구 서구는 5선의 강 대표가 네 번 내리 당선된 한나라당의 텃밭 중의 텃밭이다. 하지만 무소속 서중현 후보가 약 70%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한나라당 후보를 이겼다. 선거기간 중 불거진 강 대표 측근들의 선거법 위반 과태료 대납 사건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한나라당은 총 9곳에서 광역의원 후보를 모두 냈지만 이긴 곳은 서울 송파와 경기 가평, 경남 고성군밖에는 없다. 약세 지역인 광주와 전남을 빼더라도 경기(안산), 충남(금산), 제주(서귀포) 등 모든 곳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나라당은 기초의원(시·군·구 의회)도 텃밭인 경북의 4개 선거구 모두에서 무소속 후보들에게 뒤졌다. 경남에서 역시 5개 선거구 중 거창에서 진 것을 비롯 함안과 양산 두 곳에서 뒤졌으며, 대구의 수성구에서도 무소속에 패배했다. 서울 지역 역시 선거가 있은 3곳 중 강서구에서 무소속에 패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