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두 나라 사이의 정치적 관계를 좋지 않게 만든 책임을 따지자면 노무현 대통령보다 고이즈미 총리 쪽의 책임이 더 크지요.”

일본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친구’로 알려진 이노우에 요시오(井上良夫·57)씨는 여전히 열렬한 노무현 대통령 팬이었다. 일본에서 가장 큰 내륙 호수인 시가(滋賀)현 비와코(琵琶湖)에서 요트스쿨 ‘BSC 워터스포츠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노우에씨는 지난 1983년, 당시 변호사로서 요트를 취미로 타던 노 대통령에게 요트를 가르쳐 주면서 인연을 맺은 사이다. 당시 ‘노무현 변호사’는 부산의 요트클럽 회원들과 함께 비와코를 방문, 열흘간 머물면서 이노우에씨의 지도를 받고 요트 지도원 자격증을 땄었다. 이것이 ‘노무현 변호사’의 첫 외국 방문이었다.

“그분은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원칙을 말씀하시는 분 아닙니까.”

24일 요트스쿨 도쿄사무소 개설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도쿄에 들른 이노우에씨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지난해 4월 2일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을 만난 이야기부터 꺼냈다. 이노우에씨는 자신이 개최한 한·일 어린이 요트캠프에 참가했던 한국 어린이들의 홈스테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들렀는데, 그때 노 대통령 부부의 초대로 청와대를 방문했다. “오랜만에 만나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노 대통령은 한일관계가 지금은 좀 어려워도 민간교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하니까 정치관계도 반드시 좋아지는 날이 올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둘 사이의 우정은 영원히 변치 말자고 약속했습니다.”

그는 그때 노 대통령에게 “재임중 꼭 비와코를 한번 들러달라”고 요청했고, 노 대통령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사제지간’으로 맺어진 두 사람의 우정은 올해로 24년째다. 노 대통령이 정계에 진출하면서 한때 왕래는 끊어졌지만 이노우에씨는 선거에서 계속 고배를 마시는 정치인 노무현을 멀리서나마 성원했다. 지난 대선 때는 마음이 조마조마해 투표 전날 서울로 날아갔다. 당선 확정 후엔 “한일관계에 신경을 쓰고 진정한 ‘서민파 대통령’이 돼 달라”는 편지를 선거 캠프에 전달하고 돌아왔다. 그 후로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것은 2003년 6월 노 대통령의 첫 방일 때다. 이노우에씨는 그때도 비와코를 꼭 한 번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노우에씨는 작년 2월 지역인사들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의 비와코 방문을 실현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그리고 노 대통령에게 들려줄 음악도 준비했다. 가사는 없고 조용하게 나부끼는 비와코의 물과 바람처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멜로디인데, 그의 요트스쿨 회원이 작곡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