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저항’의 상징이 된 알 카에다는 미국과 이란을 동시에 파멸시키기 위해 양국 간 전쟁을 부추길 태세라고 브루스 리델(Riedel) 전 미 국방부 근동·남아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최신호(5·6월호)에서 밝혔다.

◆하나를 잃고 열을 얻다

알 카에다는 2001년 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면서 많은 조직원과 훈련캠프를 잃었고, 자신의 파트너였던 아프가니스탄의 수니파 이슬람 근본주의 정권인 탈레반 정권도 붕괴됐다. 그러나 파키스탄 접경지역에 은신한 알 카에다와 탈레반은 미국이 이라크로 관심을 옮긴 틈을 타 전열을 정비했다. 이라크에 알카에다 조직이 생긴 것도 이라크전쟁 이후. 자체 수니파 무장조직을 이끌던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Zarqawi·2006년 6월 미군에 피살)가 2004년 오사마 빈 라덴(Bin Laden)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조직을 ‘이라크 알 카에다’로 개명(改名)한 뒤 테러를 본격화했다.

◆미국·이란 싸울 때가 아니다

지금 빈 라덴은 미국·이란 간 충돌 분위기 조성에 주력한다. 이슬람 수니파 조직인 알 카에다는 미군이 떠난 이라크가 이슬람 시아파 대국인 이란의 영향력하에 놓일 것을 걱정한다. 16세기 이란·이라크를 장악했던 시아파 왕조 '사파비(Safavid) 시대'의 재탕이 될까 두려워한다.

따라서 미국이 핵개발 문제로 대립 중인 이란을 공격해, 양측 국력이 소진되는 ‘일거양득(一擧兩得)’을 노린다. 알 카에다는 미국이 전면공격보다는 핵무기로 이란 핵시설 등을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미국의 이란 공격을 부추기기 위해, 자신들의 이라크 내 반미 테러 공격을 이란의 소행으로 꾸밀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미국은 이제라도 알 카에다 지도부를 붙잡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라크에 주둔 중인 병력을 아프가니스탄으로 옮겨 알 카에다와 탈레반을 격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