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주자인 버락 오바마(Obama) 상원의원의 지지도가 마침내 힐러리 클린턴(Clinton) 상원의원을 따라잡았다. 올 1분기 정치자금 모금에서 단숨에 힐러리를 따라잡은 오바마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가 미 대선 구도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부상했다.

◆흑인들에게서 압도적 우위

오바마는 '라스무센 리포트'가 최근 민주당 예비선거 투표 의향층을 상대로 전국 조사를 한 결과 지지율 32%로 힐러리와 동률을 이뤘다. 올초부터 1주일 간격으로 실시해 온 이 조사에서 오바마가 힐러리를 따라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존 에드워즈(Edwards) 전 상원의원은 17%, 빌 리처드슨(Richardson) 뉴멕시코주 지사는 3%였다.

23일 발표된 라스무센 리포트는 “오바마는 2주 전에 힐러리를 5%포인트로, 지난주에는 2%포인트로 추격하다 드디어 동률을 이뤘다”며, “힐러리는 백인들 지지도에서 근소한 차로 앞서지만 흑인들 지지도에서 오바마가 무려 16%나 힐러리를 앞섰다”고 분석했다.

특히 오바마의 지지층은 33%가 ‘만일 오바마가 후보가 되면 반드시 그에게 투표하겠다’는 답을 해 민주·공화 양당의 모든 대선주자를 통틀어 가장 높은 본선 결집도를 보였다. 오바마는 또 일반 유권자 호감도에서 59%(힐러리 50%), 비(非)당원 호감도에서 67%(힐러리 50%)로 나타나, 공화당원들로부터 훨씬 높은 잠재적 지지를 받았다.

◆오바마 인기 왜 폭등하나

오바마 인기도의 저력과 특징은 일반 유권자들 사이에서 호감도가 지속적으로 증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예로, 오바마의 정치수상록 ‘희망의 대담함’은 현재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16대 논픽션 부문)에 25주(7개월)째 오르며, 100만부 이상이나 팔렸다. 뉴욕타임스는 24일 “힐러리의 지역구인 뉴욕주마저 흑인 유권자층이 급속도로 오바마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또 다른 주자들과 달리, 오바마는 일관되게 ‘희망’ ‘긍정’ ‘리더십’ 등을 주제로 선거운동을 벌이는 새로운 면모를 보여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한다. 오바마가 23일 자신의 외교정책 골격을 발표하면서 역설한 것도 ‘미국의 세계적 리더십 회복’이었다. 그는 “부시 행정부는 9·11 테러공격 후 세계를 단결시킬 기회를 잘못된 이데올로기에 바탕한 외교정책으로 탕진했다”며, 개도국에 대한 지원 확대, 군대의 현대화와 증강, 부서진 동맹 재건 등을 약속했다. 그는 “미국은 21세기의 위협을 혼자 감당할 수 없지만, 세계도 미국 없이는 이에 대처할 수 없다”며 미국의 위상 회복과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