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는 끔직한 총기 난사로 33명의 목숨을 잃게 한 ‘버지니아의 비극’이 신문과 방송의 주요 뉴스를 장식했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모임마다 이 사건이 얘깃거리가 됐습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많은 부모들이 ‘우리 아이의 성격은 어떨까’란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이번 사건이 범행을 저지른 조승희씨 개인 차원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조씨가 어떤 인물이었나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조씨는 일상 생활에서 친구들이나 교수와의 대화가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기숙사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거실이나 샤워실에서 동료 학생들이 무슨 말을 걸어도 ‘응’ ‘아니’처럼 간단한 말만 하고 지나갔다고 합니다. 미국의 심리분석가들은 끔찍한 사건을 저지른 사람들 중에 ‘외톨이’가 많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조기유학’을 보냈거나 보내려고 하는 부모들의 마음도 편치 않은 것 같습니다. 자녀를 조기유학 보내려고 생각했던 주변의 한 인사는 “심각하게 다시 생각해봐야겠다”고 말하더군요. 전문가들은 조기유학을 절대 쉽게 생각하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한국에서는 공부만 어느 정도 잘하면 ‘인정’받지만 외국은 학생을 평가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혼란을 겪는 일도 많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180도 다른 환경에 던져졌을 때 어린 학생이 쉽게 적응한다는 게 생각보다 쉬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부모들이 인식해야 한다고 합니다.
과거와 달리 요즘에 ‘인정받는 학생’은 단순히 공부만 잘해서는 안됩니다. 예·체능에도 능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사교성과 유머 감각, 남을 배려하면서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십을 두루 갖추어야 합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요. 아이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자주하는 편이라면 지금 한번 ‘내 아이는 어느 정도의 사교성이 있을까’ ‘내 아이는 리더가 될 자질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을까’를 한번쯤 생각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