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번 임수혁’ 유니폼을 입고 온 야구 팬이 눈에 띄었다. 롯데 포수였던 임수혁(38)은 2000년 4월 18일 잠실 LG전에서 2루 주자로 서 있다가 심장에 이상이 생겨 쓰러진 뒤 7년째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비운의 선수. 세월이 흐르면서 그가 누구였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선 임수혁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작은 행사가 열렸다. 롯데 주장 손민한은 경기 직전 현대 주장 이숭용에게 감사패와 꽃다발을 전했다. 현대 선수들이 2001년부터 지금까지 연봉을 나눠 받는 2월부터 11월까지 매달 60만원씩 모아 ‘임수혁 돕기 성금’ 600만원을 매년 전달해 온 데 대한 감사의 뜻이었다. 현대 선수들은 팀 매각이 지지부진해 구단 운영 자금마저 부족한 올해에도 모금을 계속하고 있다.
‘선행’ 효험인지 현대는 선발 김수경의 역투와 선발 전원 안타를 친 타선의 힘을 앞세워 4대1로 이기며 4승8패를 기록했다. 앞선 두 번의 등판에서 1패만을 안고 있었던 김수경은 최고 시속 146㎞의 위력적인 직구를 앞세워 7이닝 동안 안타 5개와 볼 넷 1개만을 내주며 무실점 호투했다. 삼진은 11개나 잡았다. 김수경은 “직구가 잘 들어가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결정구는 대부분 직구였다”면서 “그동안 제대로 역할을 못했는데 김시진 감독께 내 첫 승리를 안겨드려 기쁘다”고 말했다. 타선은 장단 13안타로 김수경을 지원했다. 이숭용이 2타점을 올렸다. 반면 롯데(7승6패)는 안타 9개를 치고도 1득점에 그쳤다. 마이너리그에서 복귀한 선발 최향남은 4이닝 동안 안타 6개(3볼 넷 3삼진)를 맞으며 3실점, 패전 투수가 됐다.
광주에선 두산이 KIA를 4대2로 꺾었다. 1―1이던 3회에 김동주가 KIA 선발 전병두를 공략, 비거리 125m짜리 좌월 장외 홈런을 쳐 단숨에 역전했다. 4승8패. 기아(5승8패)는 4연패에 빠졌다. 잠실(LG―삼성), 문학(SK―한화) 경기는 비 때문에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