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일 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 성장이 계속 더뎌지고 있는 원인은 제조업의 부진이 아니라 서비스업의 부진이라고 지적했다. KDI는 “외환위기 직후 6%까지 떨어졌던 제조업의 연평균 부가가치 증가율은 2006년 8.9%까지 회복됐지만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증가율은 외환위기 이후 9년 동안 2~3% 수준에서 맴돌고 있어 성장 둔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계청 표준산업분류에서 서비스업이란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운수업, 통신업, 금융보험업, 부동산임대업, 교육서비스업, 사업서비스업(법률·회계) 같은 14개 산업, 543개 항목을 가리킨다. 업종 수로는 전체 1121개 산업 중 49%를 차지하고 GDP 비중은 60%에 이른다. 이렇게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업이 低成長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해 전체 산업이 저성장의 터널 속에 갇혀 있다는 얘기다. 실제 작년 한 해 서비스산업이 생산해낸 근로자 1인당 부가가치는 2821만원이었다. 제조업이 생산한 1인당 부가가치 5036만원의 56%에 불과했다.
우리 서비스업은 생산성을 기준으로 한 국제경쟁력에서 미국의 3분의 1, OECD 회원국 평균의 2분의 1이다. 서비스산업의 생산성이 이렇게 낮은 이유는 한사코 門문을 닫아걸고 개방과 경쟁을 피하려 해왔기 때문이다. 선진국가의 선진 서비스업이 주는 자극이 없으니 도토리 키재기 식으로 얼려 지내다 기술혁신의 기회조차 잃어버린 것이다.
이번 한·미 FTA에서 의료·교육을 비롯한 88개 서비스업 분야가 개방 대상에서 빠졌다. 관련 업계는 당장은 한숨을 돌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언제까지 우리만 문을 닫아걸고 있을 순 없다. 경쟁을 통한 생산성 강화의 기회를 이렇게 흘려 보내다가는 시장이 열렸을 때 외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무더기로 무너져 내릴 것이다.
나라 경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이라는 두 바퀴에 의지해 굴러간다. 그런데 한국경제는 그 두 바퀴 가운데 서비스업이라는 한쪽 바퀴의 바람이 빠져버렸다. 그것이 다른 쪽 바퀴(제조업)조차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게 가로막아 경제 전체의 走行주행 속도까지 떨어져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