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은 본래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성자(聖者)들은 텅 빈 그곳에 주소를 둡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미워하고 애착을 가지며 점(點)을 자꾸 찍습니다. 그 점들을 빼면 항상 극락입니다. 항상 극락을 누리십시오.”

4월 28일은 원불교의 최대명절인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이다. 원불교의 교조인 소태산(少太山) 박중빈(1891~1943) 대종사가 큰 깨달음(大覺)을 얻은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원불교는 교조의 탄신일을 기리지 않고 깨달음을 얻은 날을 최대 명절로 삼고 있다.

대각개교절을 앞두고 원불교의 최고 지도자인 경산(耕山) 장응철(張應哲) 종법사는 17일 전북 익산시 원불교 총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과거의 세상이 숙명(宿命)의 시대였다면 소태산 대종사는 출생성분보다는 무엇을 어떻게 하고 깨달았느냐가 더 중요한 세상을 열었다”고 말했다.

▲경산 장응철 원불교 종법사가 취미로 그린‘포대화상’그림을 들고 웃고 있다. 그는“현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자 마음의 등불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간담회를 통해 마음공부, 대북관계, 대통령선거, 한·미FTA, 배아복제 등 생명문제, 교육문제까지 다양한 의견을 펼쳐 보였다. 그는 특히 “덜 개발하고, 덜 만들고, 덜 쓰는 ‘3덜 운동’을 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경산 종법사는 현대인들의 ‘마음병’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요즘은 어린이들까지도 상당수가 ‘마음병(病)’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소태산 대종사는 이미 20세기 초에 물질발달에 따른 정신의 황폐화를 우려하며 ‘물질이 개벽하니, 정신을 개벽하자’고 주창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마음공부는 ‘온전한 생각, 판단 그리고 실천’이다.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取捨)하면 됩니다. 하고 있는 일만 온전히 생각하면 딴 생각, 번뇌망상이 끼어들지 못합니다. 상처 받고 물들지 않은 온전한 마음으로 생각한 후에 판단하고 그리고 실천해야 합니다. 온전한 생각, 판단, 실천이 연속되는 것이 곧 선(禪)이고 성인들의 삶이었습니다.”

경산 종법사는 ‘온전한 마음’을 얻기 위한 수행법으론 좌선을 통해 의두(疑頭·불교의 화두에 해당)연마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을 통해서는 지적 능력을 함양할 수 있지만 사고력만으로는 깨달음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직관을 통해 의두를 관(觀)하면 ‘만물엔 모두 이치가 내재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사회적 문제도 발언했다. 다음 대통령의 자질로는 “극도로 양분화 된 우리사회를 융합해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융합동진(融合同進)’의 자질과 역량을 갖추고, 통일에 대한 열정이 있는 분, 국제사회의 흐름을 향도할 수 있는 분”을 꼽았다. 또 한·미FTA에 관해서는 “우리는 지혜와 용기, 순발력과 배짱이 있는 민족이기 때문에 경제도약과 세계시민화의 계기가 반드시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그늘진 곳을 실제적이고 구조적으로 도움 줄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낙관적이었다. 그는 “저는 바닷가 출신인데 밀물 때는 한꺼번에 물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파도가 조금씩 들고 나면서 물이 차오르는 것”이라며 “걸림돌들이 있지만 지금은 평화공존시대로 진척을 이뤄가는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배아복제 등 생명·환경문제에 대해서는 “인간이 자연의 흐름을 방해하고 관여하면 큰 재앙을 부른다” “배아복제는 소름 끼치는 일”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