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臺灣)에는 WHO(세계보건기구) 가입 자격이 없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15일 일요일 오후 부랴부랴 발표한 논평이다. 중국 외교부 논평은 화요일과 목요일 두 차례 발표되는 것이 보통이다. 휴일에 논평을 발표하는 것은 이웃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든가 하는 긴급 상황이 벌어졌을 때다. 그런데도 중국 외교부는 논평을 발표하고, 관영 신화통신은 16일 오전까지도 주먹만한 글자로 “타이완에는…없다”고 웹사이트에 띄워 놓았다.
“대국굴기(大國�起·대국으로 일어선다)”라는 말을 즐겨 하는 중국이지만 대만 문제 근처에만 오면 형편없이 왜소한 모습을 보여준다. 대만의 WHO 가입은 말하자면 SARS(급성호흡기증후군)나 AI(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신종 전염병이 확산될 때 WHO와 정보를 공유해서 대만의 2300만 인구를 보호하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다.
질병이 정치나 국경을 가려가면서 확산되지 않는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대만의 가입이 못마땅하다면 WHO 옵서버 자격을 주든지, WHO의 회의기구인 WHA(World Health Assembly)에 가입시키면 될 일이다. 그러나 중국은 정치적인 이유로 대만을 WHO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하고 있다. 이번에 중국 외교부가 부랴부랴 나선 것도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이 작년 11월에 사무총장이 된 홍콩 출신의 천펑푸전(陳馮富珍) 여사에게 편지를 보낸 일이 빌미가 된 모양이다.
대국으로 일어서는 거인이 쩨쩨하게 구는 모습은 옆에서 보기에 딱하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뿐 아니다. 대만의 WHO 가입에 대한 반대의사는 우리 정부도 중국만큼 확고하다. 미국도 일본도 대만의 옵서버 자격 획득에 찬성이라고 밝혔지만, 우리 외교부는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며 입을 꼭 다물고 있다. 그래서 대만사람들로부터 “때리는 시어미보다…”라는 말을 듣고 있다니 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