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당하면 다른 보상 부분도 있겠지만 가장 먼저 챙기게 되는 부분이 바로 사람 몸이다.

자동차야 견적이 나오는 대로 수리받고, 청구하면 되므로 비교적 공정하지만 사람의 몸에는‘후유증’이란 것이 남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고 직후 몸에 이상이 없다고 해서 그대로 넘어 갔다가 나중에 몸에 이상이 와서 영구적인 장해를 입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 사고 직후 이상이 없을 때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이 바로 MRI(자기공명영상)촬영이다. 그러나 환자입장에서 이 MRI촬영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MRI촬영의 경과 이상 없음이 판정되면 보험사에서 MRI촬영비를 전액 지급해 주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물론 MRI촬영을 권하고, 권하지 않고는 의사의 의견에 많이 달려 있다. 그러나 의사가 보기에 ‘별 이상 없음’으로 진단을 내리면 개인 돈을 지출해서 MRI촬영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한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MRI가 필요 없는 경우에도 너무 많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한다. 그러나 이 이야기가 꼭 과거의 이야기만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한 유명보험회사 관계자는 “전부 그렇다고는 볼 수 없지만 환자들이 무리하게 MRI촬영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신호대기중 살짝 받힌 경우에도 CT촬영 정도면 될 것을 굳이 MRI를 요구하는 환자도 있다”고 전한다.

서울의 한 병원 관계자는 “보험회사에서 MRI촬영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주의를 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보험회사에서 환자들에게 직접 이야기 할 수는 없으므로 병원에 주의를 주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다른 쪽 병원의 원무과 관계자는 “병원과 보험사와 환자의 관계는 가위바위보의 관계와 같다”고 설명한다.

병원에서 너무 많이 청구하면 보험사에서 삭감을 하고, 그러면서도 보험사는 환자가 요구를 하면 거부하지 못하고, 환자는 의사가 인정하지 않으면 보험 혜택을 받는 MRI촬영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병원에서 환자가 요구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고 보험사에 보험금 지급을 요청하면 나중에 보험사측에서 지급검토동의서를 통해 전액을 지급해 주지 않고 80%만 지급해 준다거나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환자측에서 “MRI를 찍어주지 않으면 다른 병원으로 옮기겠다”고 고집부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 경우 큰 이상이 없음에도 이 기회에 자신의 몸을 검토해 보겠다거나 보상을 받기 위해 입원 일수를 늘리는 목적으로 오는 것 같다는 것이 병원측의 견해다.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사고 전의 완벽한 상태로 돌아가고 싶어하고, 사고로 인한 피해도 완벽하게 복구하고 싶어하는 것이 대부분의 욕구다. 문제는 MRI 촬영시 이상 없음이 판정될 경우다.

현재 MRI촬영은 보험 대상이기는 하지만 뇌혈관 질환, 암 질환 등 중대 질환에 따른 경우만 해당되고 척추 디스크나 기타 질환의 확인을 위해 MRI를 시행한 경우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고가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평균 MRI 비용은 종합병원 이상은 100만원에 가까운 경우도 있으며 병원급 이하는 30만원선에서 촬영이 가능한 병원도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고가의 촬영 후에 이상이 없으면 보험사가 지급을 거부, 전액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환자 입장에서는 걱정이 되더라도 MRI촬영을 받지 못하거나 촬영을 하더라도 이상이 없으면 상당한 금액을 자기 부담해야 하는 모순을 안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