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11시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다려도 앞바다. 선박 두 척에 나눠 탄 해녀들이 고무로 된 검정색 잠수복과 태왁(해녀들이 작업 중 몸을 의지하는 스티로폼), 그물망 등 물질에 필요한 장비를 꼼꼼히 점검했다. 많게는 55년 이상 물질 경험이 있는 해녀들이지만 이날만큼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최고의 해녀’를 가리는 대회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울리자 해녀들이 차례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해녀들은 머뭇거릴 틈도 없이 곧바로 깊이 5m가 넘는 물속을 오르내리며 작업을 시작했다. 한번 물속에 들어간 해녀들이 다시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 때까지 걸린 시간은 40초에서 1분. 잡은 해산물을 태왁에 연결된 그물망에 집어넣는 동안 ‘휘~이’하는 해녀들의 숨비소리(물 밖으로 올라와 가쁘게 내쉬는 숨소리)가 여기저기서 이어졌다.
제주 해녀들의 삶의 현장인 바다에서 ‘최고의 물질 실력’을 겨루는 경연 대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제주지사가 기능경기대회의 특성화 직종 대회로 마련했다. 대회에는 55년 동안 물질을 해온 이옥녀(70)씨를 비롯해 북촌리 어촌계 소속 베테랑급 해녀 18명이 참가했다. 오후 1시까지 두 시간 동안 진행된 대회에서 35년 경력의 박문희(52)씨가 소라 14.25㎏과 전복 1마리, 해삼 1마리, 문어 2마리를 잡으면서 85점을 받아 ‘최고의 해녀’에 등극했다. 박씨에게는 상금 30만원과 기능증서가 주어졌다.
양황일 산업인력공단 제주지사 차장은 “제주의 상징인 해녀가 감소 추세에 있어 문화 프로그램의 하나로 정착시키기 위해 대회를 열었다”며 “내년 대회부터는 참가 범위를 제주 전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지역 마을어장에서 조업하는 현업 해녀는 2006년 기준 3038명으로, 전년도 3137명에 비해 3% 줄어들었다. 이 중 65세 이상 노인 해녀는 1469명으로 현업 해녀의 48%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