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에 등번호 42번을 쓰는 선수는 없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Jackie Robinson)의 번호이기 때문이다. 야구판에 흑백 인종의 벽을 허문 로빈슨을 기리기 위해 메이저리그 전 구단은 42번을 영구 결번으로 삼았다. 로빈슨은 1947년 4월 15일 브루클린 다저스(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처음 메이저리그 무대에 섰다. 2004년부터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날을 ‘재키 로빈슨의 날’로 지정했다.
로빈슨의 메이저리그 데뷔 60주년이 되는 올해에도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LA 다저스는 이날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25명 선수 전원이 42번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다저스 투수 브렛 톰코는 로빈슨의 미망인 레이첼 여사에게 로빈슨이 슬라이딩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을 선물하기로 했다. 신시내티 레즈의 외야수 켄 그리피 주니어도 이날만큼은 자신의 등번호 대신 42번을 달기로 했다. 이에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각 구단마다 1명씩 42번 유니폼을 입어 1972년 사망한 로빈슨을 추모하기로 했다.
더 많은 동료를 원했던 로빈슨의 희망과 달리 메이저리그에서 흑인들의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스포츠 전문 ESPN은 10일(한국 시각) “1975년 27%에 달했던 흑인 선수비율은 점점 줄어 2007년에는 9.2%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올 시즌 30개 구단 750명의 메이저리거 중 흑인 선수는 69명이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는 흑인 선수가 한 명도 없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6개 구단에는 흑인 선수가 1명뿐이었다. 흑인이 가장 많은 구단은 서재응이 있는 탬파베이 데블레이스(5명)였다. 지난해 활동한 메이저리거의 29.4%는 히스패닉계, 2.4%는 아시아인이었다.
1919년 목화농장 소작인의 아들로 태어난 로빈슨은 극심한 인종 차별에도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2년 뒤 내셔널리그 타격왕과 MVP를 거머쥐었고, 1956년 은퇴할 때까지 1518안타를 치며 통산 타율 0.311을 기록했다. 1962년 흑인 선수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